약 하나로 1000억 매출...K-신약, 블록버스터 시대 활짝

국산 신약, 잇따라 연 매출 1000억원 돌파 행진 전망
국산 신약 조연에서 주연으로 발돋움
LG화학 제미글로군 3년 연속 1000억원 돌파 전망
보령제약 카나브패밀리도 2년 연속 1000억 돌파 관측
이노엔 케이캡, 국내 최초 단일제품 1000억원 돌파
대웅제약 나보타, 셀트리온 렉키로나도 기대주
  • 등록 2021-10-19 오후 4:50:15

    수정 2021-10-19 오후 9:16:51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의약품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블록버스터 기준인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신약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조연에서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도전하고 있어, 조 단위 매출이 가능한 메가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까지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33개 의약품 중 3개 제품이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051910)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국산 19호 신약), 보령제약(003850) 고혈압치료제 카나브(국산 15호 신약), HK이노엔(195940)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국산 30호 신약)이 그 주인공이다.

제미글로는 지난 2019년 국산 신약 최초로 연매출 1000억원 고지를 밟은 뒤 3년 연속 1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올해 상반기 처방액은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587억원으로 집계됐고, 시장점유율도 2019년 18.6%에서 2020년 20.3%, 올해 상반기 21.1%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2019년 1008억원, 2020년 1163억원에 이어 올해 역대 최다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령제약 카나브도 2년 연속 1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지난해 처방액 1039억원으로 첫 1000억원 매출 포문을 연데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564억원의 매출을 올려 큰 무리없이 1000억원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오는 2025년까지 연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케이캡, 단일제품 국산 신약 첫 1000억원 쾌거

무엇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제품은 HK이노엔이 개발한 케이캡이다. 2019년 허가받아 출시된 케이캡은 2019년 처방액 309억원, 2020년 761억원으로 가파르게 매출이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누적 처방실적은 686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년동기 약 52% 증가한 것으로 올해 처방실적은 사상 최초로 1000억원으로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캡은 국내 최초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 신약으로 일본 다케캡에 이은 세계 두 번째 P-CAB 계열 약물로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계열 대비 신속한 약효와 우수한 약효 지속력으로 PPI 계열을 대체할 차세대 치료제로 꼽힌다”며 “올해 상반기 처방금액이 505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올해 전체적으로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캡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케이캡의 1000억원 돌파는 제미글로와 카나브 실적보다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제미글로와 카나브는 먼저 매출 1000억원 고지에 올랐지만, 제미글로가 복합제인 제미메트, 제미로우 처방실적까지 합해 1000억원 매출을 올렸고, 카나브도 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 듀카브 등으로 구성된 제품군으로 10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케이캡은 단일제품으로만 1000억원 고지를 밟을 것으로 보여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평가다.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사진=셀트리온)
나보타·렉라자·렉키로나 등 기대주도 다수

국산 신약의 활약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069620)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내년 매출액 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나보타는 국내 외에도 북미시장에서 에볼루스를 통해 판매되고 있고, 내년에는 유럽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나보타 매출액은 올해 내수 250억원, 수출 500억으로 총 75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내년 유럽 매출 발생으로 2022년 매출액은 1000억원 내외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대웅제약 P-CAB 계열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펙수프라잔도 단기간 1000억원 품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 연구원은 “펙수프라잔은 수출을 위해 미국, 중국, 브라질, 멕시코에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서 승인이 나면 가교서류로 바로 브라질과 멕시코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며 “대웅제약 마케팅파워를 고려하면 단기간에 1000억원 품목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까지 매출 600억원이 인식된 국내 최초 코로나19 치료제 셀트리온(068270) 렉키로나도 기대주다. 머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관련 우려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렉키로나에 대한 매출 불확실성은 주요 국가로부터의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연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되면 본격적인 수주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 4분기부터 본격적인 세일즈가 진행될 유한양행(000100) 폐암신약 렉라자도 내년부터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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