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기 취임식에서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과 인공지능(AI) 칩 제조사 엔비디아, 미국 대형 소매유통업체 타겟 등의 기업들로부터 기부받은 모금액이 2억3900만달러(약 33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년 전 1기 취임시 당시 모금액의 두 배를 훌쩍 넘긴 수준이다.
 | 지난 1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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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취임식 기금으로 총 2억4530만달러를 모금하고, 600만달러가 넘는 기부금을 환급했다고 보고했다.
취임식 모금액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각각 세 번의 취임식에서 모은 총 1억5700만달러보다 많다.
‘트럼프·밴스 취임 위원회’로 불리는 위원회는 연방법에 따라 취임식 90일 이내에 기부자 명단과 200달러 이상 기부금 내역을 FEC에 보고해야 한다. 자금 사용 내역은 보고할 의무가 없다.
기부자 명단에는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이름을 올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가,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등이 기부자 내역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주요 자리에 앉은 인물들이다.
고액 기부자 명단에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기업들도 포함됐다. 100만달러를 기부한 엔비디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AI 칩인 H20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1분기(2025년 2~4월) 55억달러 규모 손실을 예상했다.
소매 업체인 타겟과 한국 현대차, 일본 토요타자동차도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하는 추가 관세 부담을 떠안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도 트럼프에 통큰 기부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동안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우호적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에 기부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리플랩스는 490만달러를 기부, 두 번째로 큰 기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코인베이스, 크립토닷컴, 갤럭시 디지털, 패러다임, 페이워드(크라켄) 등도 각각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디지털 화폐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로빈후드 마켓츠는 200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기부자는 가금류 생산업체 필그림으로 500만달러를 기부했다.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는 140명을 넘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