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변창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6월 예정된 지방 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 보장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는데다 최근 노조원들과의 엇박자, 다소 부진한 경영평가 등급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1월 SH공사 수장자리에 오른 변창흠 사장은 다음달 9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실상 연임을 포기하고 서울시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변창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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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사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시재생 등 주택 정책을 최전방에서 추진하는 핵심 브레인인 만큼 당초 연임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까지 SH공사 사장직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실제 변 사장은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시 주거 재생 정책을 책임지는 공공디벨로퍼로서 역할을 더욱 확대할 것을 밝히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최근 대내외 여건에 연임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있어 임기 여부가 불확실해진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H공사 사장직은 서울시장의 임명직인 만큼 만약 연임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박 시장이 3선 도전을 포기하거나 연임에 실패할 경우 사장직이 유지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변 사장은 학자 출신 최초의 서울시 출자기관(SH공사) 최고경영자(CEO)이자 최연소로 수장 자리에 올랐다. 1996년부터 서울도시개발공사 연구개발실 선임연구원과 2000년 서울시의 정책자문기관인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 도시경영연구부 부연구위원으로 일하며 서울시와 인연을 맺었다. 2003년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에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자문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도시·주택분야 전문가다. 다만 변 사장이 SH공사 사장 취임 이후 낙하산 논란이 줄기차게 제기된 데다 최근까지도 노조에서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마련된 지방공기업법 규정도 연임 여부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에 따르면 ‘지방공기업 사장의 연임 ·해임 판단기준’에 따라 지방공기업 사장이 연임하기 위해서는 2년 연속 경영평가 ‘나’ 등급 이상을 받고 임기 중 최종 경영성과 계약 이행실적 평가 또는 사장의 업무성과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2014년 11월 취임한 변 사장의 경우 2016년 88.14점으로 전국 순위 4위에 해당하는 ‘나’ 등급을 받았지만 2015년에는 83.55점으로 ‘다’에 머물며 연임 기준을 갖추지 못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지방공기업법 규정의 경우 강제사항이 아닌 만큼 서울시에 예외 규정에 해당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될 경우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돼 사장직 공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