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차기 교황 후보? 웃고 넘겨…예측 무의미"

24일 바티칸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
韓 계엄에 교황 "어떻게 이런 일이…" 언급
"남 얘기 안 듣는 때, 경청하는 교황 나오길"
  • 등록 2025-04-25 오후 3:33:40

    수정 2025-04-25 오후 3:33:4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차기 교황 후보 언급에 대해 “예측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24일(현지시간) 교황청 성직자부 청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 추기경은 24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취재를 위해 바티칸을 찾은 한국 취재진을 만나 “다음 교황이 누가 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지금까지 언론이 (차기 교황을) 맞힌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는 역사적인 사실”이라며 “언론에서 많은 예상을 내놓겠지만 틀림없이 모두 빗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는 추기경단의 비밀 회의 콘클라베의 투표 구조상 누구도 차기 교황을 예측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유 추기경은 “콘클라베에는 후보자가 없다. 모든 추기경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의 이름을 적어 투표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한다. 결국 표가 모이는 방향을 통해 차기 교황이 결정된다. 그전에는 누구도 맞힐 수 없고, 맞힌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레 세라가 차기 교황 유력 후보 12명 중 한 명으로 유 추기경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하하하 웃고 넘겼다”며 “그런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유 추기경은 한국인 성직자 최초로 교황청 장관에 임명돼 프란치스코 교황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교황의 방한 때도 수행 인원으로 함께했다. 유 추기경은 당시를 회상하며 “교황은 한국에 대해 잘 아셨다”고 전했다.

교황이 지난해 12월 3일 일어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이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교황은 한국의 분단 현실에 대해서도 깊은 연민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차기 교황에 대해선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유 추기경은 “지금은 모두 자기 목소리만 내고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아서 참 어려운 시기다”라며 “차기 교황은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지도자여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잘 듣는 게 중요하다고 늘 강조했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나 역시 바티칸에 도착한 뒤 가장 많이 드린 기도가 바로 ‘하느님, 제가 잘 들을 수 있게 해주십시요’였다”며 “경청은 사랑이며, 그것이 복음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부연했다.

일부 외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혁 성향으로 규정하면서 차기 교황 선출을 ‘보수 대 개혁’ 구도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유 추기경은 “개혁이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혁적이라고 부르기보다 복음적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며 “중요한 것은 보수나 개혁이냐가 아니라 복음대로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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