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 넘어간 사드보복…꼿꼿하던 中관련주마저 `추락`

화장품주, 하락세 다시 시작..국내사업·동남아 공략 등 대응책 무용지물
면세점 관련주 2분기 실적 선방 등에도 하락 전환..中 관광객 컴백 기대 사라져
  • 등록 2017-09-11 오후 3:35:04

    수정 2017-09-11 오후 3:35:04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중국 정부의 본격적인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시작된 지 6개월, 화장품과 유통 등 관련주(株)들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가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완료한 탓에 중국 정부의 항의가 거세지면서 사드 보복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고 이 때문에 관련주 가운데 나름 선방하던 몇몇 기업들의 예외도 사라지는 추세다. 그나마 국내 사업을 강화하고 동남아 등 다른 지역사업을 확대하며 사드 보복 영향이 적었던 일부 종목들마저 사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화장품업체 속수무책…LG생건·코스맥스 마저 추락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섭게 성장했던 화장품 관련 기업들은 사드 보복을 완화할 다양한 방책을 내놓았음에도 속수무책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에 잠깐 반등했던 것도 옛말이다. 화장품 1위인 아모레서피식은 중국의 한국여행 금지 이후 24만3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5월 초 36만원까지 끌어올렸으나 다시 26만원대로 밀려났다. 4개월 만에 27%가 다시 하락한 것. LG생활건강(051900)은 생활용품과 고급 화장품을 내세워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사드 영향을 비껴간 대표 종목을 손꼽혔으나 사드 임시 배치 등의 영향으로 다시 하락세를 맞고 있다. 7월 100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9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두 달 만에 10% 하락이다. 장기적으로 중국시장을 배제하고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평가 때문이다.

코스맥스(192820)도 글로벌 화장품업체들의 발주 덕분에 사드 보복 영향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사드 보복으로 발주를 줄이자 연쇄 타격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사드 추가 배치 소식에 3거래일 연속 하락을 나타냈다. 11일에는 4%가 빠지며 최근 한 달새 10%에 이르는 하락율을 기록했다.

면세점 부진에 호텔신라·롯데쇼핑까지도 동반 하락

면세점 기업들도 반등세를 반납하고 하락으로 돌아섰다. 6개월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실종 상태인데다 당분간 관광객 복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도 2분기 선방한 실적을 선보였던 호텔신라(008770)도 다시 하락하고 있다. 7월 초 5만200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실적 호조 덕분에 8월초 6만6000원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다시 5만6000원대다. 사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최근 한 달 우려에 14%가 내렸다. 역시 장기 성장이 문제다. 2분기 여행사 등에 지불하는 ‘알선수수료’를 줄여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전체 매출 감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평가다.

실적은 부진해도 지주사 전환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던 롯데쇼핑(023530) 주가도 다시 사드 보복 타격이 시작된 올초 수준으로 되돌아오는 중이다. 6월까지만 해도 32만원대를 기록했던 롯데쇼핑 주가는 다시 23만원대로 내려앉았다. 3개월간 꾸준히 28%가 빠졌다. 역시 중국의 한국 여행 금지가 지속되며 면세점사업이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증권가는 사드 임시배치 등으로 사드 이슈가 장기화하며 화장품과 면세점 등 유통 관련 주가 회복도 역시 지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이 실적과 주가 모두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화장품업체들에 대한 사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재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보복 우려로 최근 화장품과 면세점 관련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사드 이슈로 관련 업종의 펀더멘털 회복세도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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