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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다시 한번 시장을 흔들었다. 통화긴축에 가까운 발언을 내놨던 옐런 의장은 하루 만에 점진적 금리 인상을 강조하며 스탠스 조절에 나섰다.
여기에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괜찮았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40원(0.71%) 내린 116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원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장 초반 원·달러 환율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출범이 예정돼있어 경계감이 가득했다.
이보다 장중 해외에서 전해진 소식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렸다. 옐런 의장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중 진행된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게 신중한 전략”이라며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불과 하루 전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에 근접하고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에 가까워졌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던 것과 달리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에 가까운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곧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다.
이날 발표된 중국 지표도 좋았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동기비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 GDP 증가율은 6.7%로 2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시장은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 6.7%를 웃돈 데 주목했다.
다만 취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강해지며 거래가 많진 않았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합산 7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역외 등에서도 뚜렷한 물량이 눈에 띄진 않았다”고 했다.
오후 4시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14.63엔,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068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19.9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