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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AI는 향후 수십 년간 산업과 사회를 바꿔놓을 장기적인 변화의 물결”이라며 “잘못된 기능과 제품을 먼저 출시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WWDC는 애플의 최대 연례 최대 행사이자 차기 운영체제(OS)를 발표하는 자리로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애플은 AI 기술 부문에서는 이렇다 할 신선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애플 고유의 AI 기능은 ‘애플 인텔리전스’는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통화·메시지 등을 실시간 번역하는 기능, 캡처한 화면에 있는 AI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 등은 삼성전자와 구글 등 경쟁업체가 선보인 기술을 따라간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WWDC에서 발표한 ‘비서처럼 작동하는 시리’라는 비전은 오히려 후퇴했다.지난해 6월 애플은 시리가 사용자의 앱을 검색해 ‘엄마를 언제 데리러 가야하는지’ 알려주는 기능을 시연했다. 배우 벨라 램지가 등장한 광고에서는 몇 전 전 만난 사람의 이름을 시리에게 물어보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애플이 홍보한 이같은 장면은 이후 출시된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실현되지 않았고, 다수 국가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조차 지연되면서 허위 광고로 집단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WWDC2024에서 애플은 시리가 친구가 추천한 책이 무엇인지와 같은 질문에 답변하는 기능을 시연한 바 있다. 즉, 사용자 아이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시리가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패러리기 부사장은 이러한 기능을 포함해 더 많은 기능을 담은 새로운 시리 기반 아키텍처를 구축 중이라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시리의 재구축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페러리기 부사장은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결합해 기기 내에서 처리하는 AI란 새로운 기술”이라고 밝혔다. 패러다기 부사장과 그렉 조스위악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단순한 AI 챗봇보다는 운영체제 전반에 깊이 통합된 형태의 AI 경험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AI를 사용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들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사용자경험(UX)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패더라기 부사장은 “우리는 자사 모델의 역량을 계속해서 키워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멋진 일들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우리는 고객들이 최고의 모든 것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애플이 인터넷을 사용하게 쉽게 만드는 것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든 경험이 애플 내부에서 이뤄져야 할 필요는 없다”라고 답했다.
조스위악 부사장은 고(故)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는 올바른 제품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알리면 된다. 그러면 나머지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