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지진날까" 지진조기경보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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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대 방심 탓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투자 미흡
도심 건물 밀집돼 강진 발생 시 대규모 피해 우려
  • 등록 2015-04-27 오후 8:00:00

    수정 2015-04-27 오후 8:00: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해마다 지진이 늘며 우리나라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지진발생 횟수는 47.7회나 된다. 리히터 규모 진도 3.0 이상 지진 발생횟수는 9회에 그쳐 그 밖의 대부분은 사람이 느낄 수 없는 무감지진이다. 그러나 과거 한반도에서 진도 6.0 이상 강진이 발생했던 기록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만은 없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들어 발생한 지진은 총 13회다. 관측이래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한 2013년(93회) 동기(1~4월 12회)와 비교해 1건 정도 많다.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15건의 지진이 관측됐다.

그러나 지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진조기경보에 대한 투자는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다. 기상청은 현재 127개 지진관측소로 구성된 국가지진관측망을 구축 운영 중이다. 지난 1월 지진관측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규모 5.0 이상의 강진 발생 시 50초 이내에 지진조기경보가 자동으로 발령된다. 2분이던 경보발령시간이 1분 10초 이상 빨라졌다.

기상청은 2020년까지 전국 지진관측소를 314개소로 늘려 지진관측 후 10초 이내 지진조기경보를 발령한다는 게 목표다. 그러나 예산부족으로 사용연한인 9년을 훨씬 넘는 노후 지진 계측 장비조차 교체하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사용연한을 넘긴 노후 장비는 올해 기준 55개. 내년엔 67개로 늘어난다. 지진관측소 두곳 중 한곳은 사용연한이 지난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동해 먼바다의 지진관측 전초기지역할을 하는 울릉도 해저지진계는 2013년 11월, 2014년 12월 두 차례 고장이 나 자료 수신마저 중단된 상태다.

장비가 제때 교체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 탓이 크다. 한반도에서는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강진이 드물다. 한반도 지진 관측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1978년 이후로 규모 5.0의 지진은 5번이 전부다. 지난해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1의 지진이 4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올해 발생한 13건의 지진 중에서도 진도 3.0을 넘는 지진은 단 1건뿐이다.

이같은 인식은 예산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해 기상청 안전 예산 961억 2900만원 가운데 지진 조기 경보 구축 및 운영 예산은 9%(87억 450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101억 1100만원)보다 13억 6600만원(13.5%)이 줄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국내외에 대형 지진이 발생하면 예산이 늘었다가도 지진에 대한 관심이 줄면 예산이 깎이기 일쑤”라고 말했다.

2008년부터 조기경보시스템을 연구해온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캘리포니아 재난관리국(Cal EMA) 등으로부터 매년 1500만달러씩 지원받는다.

일본은 2011년 1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100개의 GPS 센서를 추가했다. 지진발생 시 1초 이내에 경보 발령이 가능하다. 조기경보시스템 확충 덕에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도 피해는 10년 전과 비교해 90% 이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에 상업 및 주거시설이 밀집돼 지진이 발생할 경우 규모에 비해 피해 정도가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기혁 울산과학기술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조기경보시스템 도입 전후의 사회 경제적 피해 규모를 추산해 비용 대비 효율성을 감안한 충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도별 국내 지진 발생 추이(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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