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20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장중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넘어선 것은 ‘거품(버블)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엔·달러 환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이 겹치며 달러화가 초강세를 띠면서 수직 상승하고 있다. 준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가 불과 7개월 만에 110엔대 레벨에서 150엔대를 넘보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달 22일 달러당 145.90엔까지 올랐을 때 일본 정부가 시장개입을 단행하면서 140엔대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한달 만에 150엔을 넘어선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엔저에 대한 경계감을 표시하면서도 여전히 금융완화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19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엔저현상과 관련 “급속하고 일방적인 엔저 현상은 일본 경제에 마이너스이고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엔저 현상이 안정적이면 경제 전체에 플러스로 작용한다”며 “그 영향은 업종이나, 기업규모, 경제 주체에 따라 다르다”고 부연 설명했다. 급격한 엔저 현상은 우려스럽지만, 경기 회복을 위한 통화 완화책을 되돌리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셈이다.
스즈키 순이치 재무상은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최근과 같은 급속하고 일방적인 엔화 약세 진행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환시장 동향을 긴장감 있게 주시하는 동시에 과도한 변동에 대해선 앞으로도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