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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23일 새벽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조성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후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소신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식 행사가 열리는 날로, 국민의힘은 김문수 대선 후보 대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방문했다.
지역주의 타파, 정치개혁으로 대표되는 ‘노무현 정신’을 연일 언급하고 있는 이 후보가 ‘계승자’를 자처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당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이날 추도식 행사에 참여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광주 유세에서도 자신이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추진했던 복합쇼핑몰과 함께 노무현 정신을 내세웠다. “복합쇼핑몰이 이제야 광주에 건립되는 것은 민주당 독점으로 시민의 목소리가 어떻게 누락됐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광주 정치를 ‘경쟁 체제’로 바꿔 복합쇼핑몰보다 더 나은 것을 가져올 수 있도록 개혁신당과 함께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과거 보수 진영에서 불었던 ‘노무현 바람’처럼 진보 진영에서도 ‘이준석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는 것”이라며 “이번 참배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성을 활용하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김문수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고집하는 등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며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보내는 게 안전하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과거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 씨에게 안 좋은 대접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노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노건호 씨는 김 전 대표를 향해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선거에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대고,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 달아 종북몰이 해대다가, 아무 말 없이 언론에 흘리고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