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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은 10일(현지시간) “대부분의 로스앤젤레스(LA) 시민들은 현실 세계에서 아주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SNS)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이 허위정보와 과장된 영상을 퍼뜨리면서 시민들의 불안과 혼란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엑스(X·옛 트위터), 틱톡,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 LA는 ‘도시 전체가 불타는 전쟁터’라는 왜곡된 이미지로 묘사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현실에선 군·경과 시위대의 충돌이 지극히 제한된 구역 안에서만 벌어졌지만, SNS에서는 “LA 전체가 무정부 상태”라는 극단적 프레임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X에서는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들이 시위대를 ‘폭도’ ‘테러리스트’로 비난하고 있으며, 블루스카이 등 진보 성향 플랫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방위군 투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플랫폼별 이용자 성향에 따라 전혀 다른 여론과 ‘현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CNN 등은 “과거 폭동 장면이나 영상, 사진 등을 AI로 합성·조작한 시각 자료가 대거 유포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계정들은 조회수, 영향력, 혼란을 노리고 양 진영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배우 제임스 우즈 등 유명 인사들까지 과거 영상을 ‘실시간’인 것처럼 공유해 논란이 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시 당국은 “SNS에 떠도는 영상·사진 상당수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시위 등 과거 장면”이라며 “반드시 공식 출처를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미국과 대립 중인 러시아와 중국의 국영 언론들은 LA 시위 영상을 적극 활용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 정부가 자국 시위에는 강경 진압, 해외 시위에는 인권 운운”이라는 프레임을 부각했고, 러시아 매체는 “LA에 벽돌이 쌓였다”는 가짜 사진까지 퍼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