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기 시흥 장현동에 사는 김모씨(42·여)는 요즘 걷기운동에 빠졌다. 하루 3000보 이상 걸으면 시흥시 ‘만보시루앱’을 이용해 걸음 포인트를 복지재단에 기부하며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서다. 한동안 아이를 키우느라 운동을 못해 살이 찐 김씨는 걷기운동으로 다이어트를 하면서 기부도 할 수 있어 매일 저녁 1시간씩 집 근처에서 산책을 한다.
시흥시의 만보시루앱 ‘기부챌린지’ 사업으로 시민의 건강·기부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시는 2022년부터 시행한 만보시루앱에 지난해 5월 기부챌린지 메뉴를 추가했다. 기부챌린지는 만보시루앱 이용자들이 일정 기간 공동으로 걸음수(포인트)를 목표치만큼 모으면 개인·기업이 약정한 금액을 기부모집기관(복지재단 등)에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시는 기존 만보시루앱과 지역상품권 착(CHAK)앱을 이용해 하루 1만보 이상을 걸은 시민에게 100원씩 주고 있다. 기부챌린지 메뉴는 시민이 100원을 받지 않고 걸음 포인트를 복지재단 등에 기부하게 하는 것이다. 기부를 원하지 않으면 1만보를 채워 100원씩 받을 수도 있다.
 | 만보시루앱 기부챌린지 화면. (자료 = 만보시루앱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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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책은 시민 건강과 복지를 강화하고 기부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시흥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시는 시흥시1%복지재단, 시흥 신천연합병원과 협력해 만보시루앱에서 걸음수가 목표치만큼 채워지면 개인·기업의 기부금을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지원하고 있다. 시민·기업의 기부챌린지로 지난해 5~12월 5130만원(농협은행 시흥시지부 등 기업 3곳·의료재단 1곳·개인 1명이 후원)을 저소득층 치과 진료비, 아동 의료비, 노인 돌봄, 주거환경 개선 등 6개 지원사업에 기부했다. 이 기간에 만보시루앱 가입자 5만7000여명 중 기부챌린지 참여 시민은 1만5000여명이었다. 매달 4000명 이상의 시민이 기부챌린지에 참여하며 호응이 커지고 있다.
올 1월에는 4000여명의 시민이 250만걸음 이상을 모아 원진산업㈜가 약정한 100만원을 1%복지재단에 기부하게 했다. 이 기부금은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했다. 현재는 익명의 기부자가 약정한 100만원을 신천연합병원에 기부하게 하려고 5000여명의 시민이 걸음수를 모으고 있다. 시는 시민이 기부챌린지로 걸음수를 늘리며 차량 이용을 줄이게 돼 탄소중립에도 일조한다고 설명했다. 기부챌린지는 전 국민이 만보시루앱에 가입해 참여할 수 있다.
 | 만보시루앱 기부챌린지 화면. (자료 = 만보시루앱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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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올해 개인·단체의 기부 약정금액을 늘리고 많은 시민이 기부챌린지에 참여하도록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기부챌린지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기부문화를 확산하겠다”며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단체도 적은 금액이라도 기부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흥시는 지역상품권 착앱 가입자들이 현금을 충전할 때 충전금의 6%를 인센티브(시루, 현금처럼 사용 가능)로 제공한다. 만보시루앱은 지역상품권 사용 유도와 시민 건강을 위해 도입했다. 시흥 지역화폐 ‘시루’는 시민 공모전을 통해 정한 명칭이다. ‘시흥’에서 앞글자 ‘시(始)’와 묶는다는 뜻이 있는 한자 ‘루(累)’를 합친 말로 시흥시를 하나로 묶고 이사나 개업 때 시루떡을 돌리듯 시민의 나눔과 소통의 매개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