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는 미중간의 회담이었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미국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일정 부분 대변했기 때문이다.
이달 초 북한의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는 강력한 제재에 방점을 찍고 미국과 가장 긴밀하게 공조해왔다. 동시에 대북 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에도 협조를 요청했으나 결국 중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동안 박근혜정부는 미중간 균형 외교에 성공한 것을 가장 큰 외교 성과라고 자평해왔다.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는 ‘빛샐 틈 없는 관계’이면서 중국과도 ‘최상의 관계’를 구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은 경제적인 측면과 함께 외교·안보상의 국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정부의 외교 정책이 중국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국정 분야 중 외교 부문이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다.
하지만 결국 중국은 중요한 기로에서 북한 편에 섰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수석대표, 장·차관급은 물론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우리 정부가 원하는 대답을 끝내 주지 않았다. 미중 외교장관회담 직후 왕이(王毅) 중국 외교 부장은 “북핵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며 그것은 유일한 방법”이라며 “제재가 목적이 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실장은 “북핵실험으로 촉발된 사태가 미중간 ‘샅바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라며 “단순히 북핵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북한 문제를 갖고 어떻게 하면 자기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느냐를 놓고 싸우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포기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남중국해 문제,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과 얽히고 설키면서 우리 정부의 계산도 복잡해졌다. 대북 제재에 입장을 같이하는 한미·한미일 동맹 강화 일변도로 간다면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부담을 안게 됐다. 사드 배치 가능성까지 언급한 마당에 이전과 같은 미중간 등거리 외교 입장을 취하기도 애매해졌다.
이어 “박 대통령이 사드를 언급하면서 중국에는 북한이 더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과 같이 한미일 패권으로 밀어 붙이면서 중국에 따라오라는 방식으로 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헌편 향후 대북 제재 방안 마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안보리) 결의를 중심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일단 한미와 중국간 입장 차이가 분명하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했으니 안보리 결의를 중심으로 양측간 입장을 조율해 나가는 순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쉽지는 않겠지만 양측 모두 극한 대립으로 가지도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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