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경쟁 통신으로 확전…엔비디아 중심으로 美 똘똘 뭉쳤다

[MWC2025]미·중 간 AI 패권 경쟁, 통신으로 번져
기지국 효율 AI로 높이고, GPU 결합해 AI 연산 처리
엔비디아 중심 'AI-RAN 얼라이언스'…중국 견제
韓 기업, AI-RAN 참여하면서 동향 살피기 '분주'
  • 등록 2025-03-05 오후 2:17:34

    수정 2025-03-05 오후 7:07:13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이동통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통신 네트워크 혁신이 본격화되면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미국 진영과 화웨이가 대표하는 중국 진영이 시장 선점을 위한 세력 확장에 나섰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 2025에서는 미국 진영의 ‘AI-RAN 얼라이언스’가 결속을 강화하며 통신 산업 내 AI 패권 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열린 MWC 2025에서 ‘AI-RAN 얼라이언스’라는 이름이 적힌 부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통신 장비 공급업체인 에릭슨과 노키아, 서버 제조사 델과 후지쯔, 반도체 설계 기업 ARM, 모바일 칩셋 업체 퀄컴 등 다양한 산업군이 참여하며, AI-RAN이 통신 업계의 핵심 아젠다로 자리잡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ARM, 에릭슨, 딥시그, 노키아 MWC 부스 전경(사진=임유경 기자)


AI-RAN은 무선기지국(RAN)에 AI를 결합하려는 시도다.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하나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네트워크를 최적화하고 자동화하여 RAN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AI For RAN)이고, 또 다른 하나는 AI 반도체를 RAN에 통합하여 엣지 컴퓨팅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AI-and RAN)이다.

AI-RAN 얼라이언스는 통신 분야가 미국과 중국 간 AI 패권 경쟁의 새로운 전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얼라이언스에는 미국과 우방국 출신 ICT 기업들이 결속해,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부상하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의 가입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 얼라이언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최강자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무선 기지국에 AI를 접목하기 위한 AI 반도체와 AI 개발 플랫폼을 모두 갖추고 있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6G무선액세스시스템연구실의 정희상 실장은 “AI-RAN 얼라이언스의 핵심 자리는 대부분 엔비디아 소속이 차지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기지국에 GPU를 넣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를 해왔고, 기지국용 소프트웨어와 테스트용 애뮬레이션 프로그램까지 제공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네트워크로의 전환 시기에 맞춰 AI 기술에서 우위를 점한 미국 기업들이 통신 장비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가진 AI-RAN 얼라이언스지만,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AI 기업들의 역량도 만만치 않아 향후 전개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정 실장은 “화웨이는 네트워크에 범용 인공지능(AGI)을 도입해, 운영 인력 없이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AI 네트워크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기술 패권의 향방을 확신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RAN 얼라이언스에 초기에 참여하고 있다. AI-RAN 얼라이언스는 2024년 2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에서 공식 출범했으며, 엔비디아, ARM, 소프트뱅크, 에릭슨,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AWS, T모바일,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등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파운딩 멤버로 참여했으며, SK텔레콤, KT, ETRI,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이 일반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파운딩 멤버로 빠르게 참여한 이유는 과거 오픈랜 얼라이언스 발족 당시 일본 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통신장비업체 에릭슨도 AI-RAN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에릭슨 관계자는 “오픈랜에서 추구하는 개방화, 가상화, 지능화의 네트워크 진화 방향에 맞춰 장비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AI-RAN도 RAN(엑세스 네트워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에 맞춰 에릭슨의 주력 제품도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사들은 AI-RAN 기술을 통해 기지국 효율을 높이고, 기지국 내 GPU를 활용하여 유휴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AI-RAN 얼라이언스가 엔비디아 GPU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화웨이를 배제하는 상황이어서, 사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피는 중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존 기지국의 냉각 시스템이 엔비디아 칩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견딜 수 있을지, 또는 다른 대안이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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