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혹한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변동성이 큰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급감하면서 창업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창업 심리가 둔화되고 창업 생태계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엔젤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엔젤투자자들의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엔젤투자지원센터의 등록현황에 따르면 2021년 3067명에 달했던 엔젤투자자 등록자 수는 2022년 2245명, 2023년 2027명으로 점차 감소하더니 2024년에는 1762명으로 급감했다. 이는 4년 만에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개인투자 소득공제 실적을 분석한 투자액 역시 2020년 6234억원에서 2021년 9671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2022년 5987억원, 2023년 5783억원으로 감소했다. 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투자 건수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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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엔젤투자 역시 위축되고 있다. 투자 생태계 내에서도 특히 시드 단계나 시리즈A, 브릿지 단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벤처캐피탈(VC)이나 액셀러레이터(AC)들이 “투자할 초기 기업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단순히 투자 대상 기업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창업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과 맞물려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 투자 과열 현상이 이어진 후, 자연스러운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창업이 줄어들고 투자까지 위축된다면, 장기적으로 혁신적인 기업이 등장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다른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투자 위축이 일시적인 조정 국면일 수는 있지만, 문제는 창업 심리 자체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속적인 창업 활성화와 투자 유도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면, 장기적으로 신생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