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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보험연구원이 주최한 ‘IFRS17 기초가정 관리방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감독 목적 부채평가 기준을 구체화·체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장덕조 서강대 교수와 보험연구원이 공동으로 해외 주요국의 평가기준과 IFRS17 기초가정 관리기구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론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영국, 독일, 미국 감독 당국은 부채평가에 대한 법규·가이드라인을 직접적으로 제시한다. 계리전문단체가 이에 대한 추가 설명을 제공한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실장은 “조사대상국 모두 보험 감독 당국과 회계 감독 당국 외 기타 기관에서는 재무건전성 평가를 위한 회계·일반회계에 적용되는 부채평가 기준을 추가로 제시해 평가기준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계리사회에서 실무표준을 작성하면 내부 규제에 반영해실무표준 실효성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영국·독일은 관련 법규에 유럽연합(EU) 지급여력기준(SolvencyⅡ)상 부채평가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영국은 감독당국인 재무보고협의회(FRC)가 계리표준을 제정해 운영 중이다. 미국은 전미보험감독자협의회(NAIC)에서 원칙론적 책임준비금제도(PBR)를 통해 감독목적상 부채평가를 위한 세부적인 방법론과 실무매뉴얼을 준수토록 하고 있다. 세부적 방법론에서 정하지 않은 내용이나 특정 사안은 계리연합회가 작성한 실무표준을 따르도록 규정했다.
장덕조 서강대 교수는 “부채평가 결과가 보험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보험사의 자의성 배제와 신뢰성·비교가능성 제고를 위해 현행 감독기준을 더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무건전성에 중요한 내용은 시행세칙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감독당국 기준에 대한 추가 설명, 산출 예시 등은 실무표준(자율규제)으로 위임해야 한다”며 “현안 이슈가 발생하면 감독행정으로 신속하게 대응한 후 시행세칙·실무표준 등으로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에서 실무표준을 작성할 주체로는 국내 보험업계 현실상 계리사회·보험개발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IFRS17 특성을 고려해 ‘질의해석 프로세스’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회계뿐 아니라 계리와 상품 특성이 복합된 이슈 특성을 고려해 IFRS17 질의해석 프로세스에 계리 전문가들이 참여·자문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 “IFRS17 기준 취지 고려 시장 자율 최대한 존중”
또한 장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의 민간 자율규제가 해외와 같이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건전한 자율규제 문화를 정착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계리사의 전문성·독립성 강화와 업계의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금융감독원에서도 ‘시장 자율’과 ‘가이드라인 구체화’를 언급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일반회계에서는 IFRS17 제도 취지에 부합하도록, 합리적 근거에 기초하는, 시장의 자율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며 “다만 계리가정이 보험사 재무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구체적인 건전성 감독 차원의 부채평가기준에 대해서는 당국이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정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민간 자율규제인 계리 실무표준에 적절하게 위임해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제고하겠다”며 “회계·계리법인 보험부채의 외부 검증과 관련한 매뉴얼 및 부실 검증에 대한 제재규정도 정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계리가정과 관련해 보험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한다. 이 수석부원장은 “오는 7월 시행되는 보험사 책무구조도에서도 계리가정과 관련된 업무 범위·책임을 명확히 해서 자의적인 수정·변경 여지를 차단하겠다”며 보험업계에 “원칙 중심의 회계제도가 본래 취지와 달리 경영 성과를 부풀리는 수단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