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스트리트-메인스트리트 괴리…2차 팬데믹 심화에도 팽배한 낙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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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지표는 둔화 암시
금융사들도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게임체인저’ 백신 기댄 낙관론 팽배
“추세 웃도는 성장여건 조성할것”
  • 등록 2020-11-25 오후 3:14:41

    수정 2020-11-25 오후 3:14:41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월스트리트(주식시장)와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2차 팬데믹(대유행)이라는 암울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백신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 증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장밋빛 전망’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실물경제·지표는 둔화 암시…금융社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낙관적 투자자들이 현재의 코로나19 위기를 간과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백신이 미 경제 회복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는 희망이 다우지수를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면서 식당이나 스포츠 경기장 등은 텅텅 비어 있고, 공장이나 오프라인 매장 등은 직원이나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최근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은 미 경제 성장률을 하향하고 있다.

지난 10월 미 소매 판매는 전월대비 0.3% 증가했다. 이는 최근 6개월내 가장 낮은 수치로, 시장 예상치인 0.5%를 밑돈 것이다. 또 지난 8∼14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3만 1000건 증가한 74만 2000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겉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부 영업제한 조치가 다시 이뤄지며 노동시장 회복이 느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도 “미 경제가 회복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또다른 신호”라며 “코로나19 재확산이 경제 회복을 지속적으로 억누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실물경제 지표가 악화하고, 코로나19 2차 팬데믹이 현실화하면서 금융기관들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3일 올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연율 4.5%에서 3.5%로 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1분기 성장률도 1%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 전망인 3.5%에서 무려 2.5%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급격하고 광범위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확산으로 올 겨울 경제회복 속도가 약화할 것”이라며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미비한 상황에서 현 상황은 심각한 하방 위험을 가리키고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JP모건도 미 경제가 내년 1분기에 마이너스(-) 1%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2.8%로 골드만삭스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제시했다.

대다수 경제학자들 역시 당분간은 미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일부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주식시장 과열은 최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봉쇄조치가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AFP)


‘게임체인저’ 백신 기대감…“추세 웃도는 성장여건 조성할것”

하지만 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3만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상승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 이후 정부 지원 등으로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온통 주식시장에만 쏠리면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ING 파이낸셜 마켓의 제임스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는 세금 혜택 감면, 학자금 대출 지급 정지, 미 전역의 세입자 강제 퇴거 가능성 등 거시경제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가계나 기업이나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현재의 주식시장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에 따른 장밋빛”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상승 동력은 백신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다. 낙관론자들은 백신이 출시되고 나면 불확실성을 걷어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터져나와 미 경제회복의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급격하게 높아진 미 저축률이 근거로 꼽혔다. 미 정부는 지난 3월 마련한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성인 1명에게 1200달러씩 현금을 지급했다. 또 수많은 실직자들을 위해 기존의 실업급여 외에도 주당 600달러를 추가 지급했다. 그런데 지난 4월 미국의 저축률이 33.6%까지 치솟았다. 9월에도 14.3%에 달했다. 코로나19 위기 이전 8.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가량 급증한 것이다. 이는 미 소비자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아직은 지갑을 닫고 있지만, 소비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라고 낙관론자들은 설명했다.

아울러 어떤 형태로든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상당 기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점 등도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이 주로 대형주라는 점도 증시 상승을 이끈 요소 중 하나라고 WSJ은 전했다.

RSM US의 조세프 브루쉘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시점은 실물경제와 시장과의 단절이 나타나는게 적절한 시점”이라며 “백신개발이 성공하면 내년과 그 이듬해에는 추세를 훨씬 상회하는 성장 여건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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