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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미국산 에너지 쟁탈전→운하 병목
이란 전쟁은 역사상 손꼽히는 에너지 공급 충격을 낳았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던 아시아 정유사들은 대체 공급원을 찾아 미국 멕시코만 연안으로 눈을 돌렸다. 이 물량이 파나마 운하를 통해 아시아로 집중되면서 병목이 발생했다.
아르거스의 로스 그리피스 미주 해운 가격 부문 책임자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약 70%가 기존 파나막스 갑문을 이용하는데, 이 갑문의 경매 가격은 이란 전쟁 발발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거의 10배 가까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바이어들이 미국 멕시코만 연안에서 석유, 연료, 석탄 등을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의미있는 변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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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디젤·LNG·항공유를 실은 탱커 29척이 항로를 바꿨으며, 대다수가 아시아로 향했다고 케이플러는 집계했다. 라이스대학교 에너지학 연구센터의 케네스 메들록 수석 이사는 “해협에서 발생한 이번 교란으로 해상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아시아 시장이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미국발 선박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시장 분석 플랫폼 스파크 코모디티스(Spark Commodities)의 카심 아프간 애널리스트는 “파나마 운하 경로가 훨씬 수익성이 높다”며 운하로의 쏠림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안드레스 로하스 LNG 애널리스트도 “아시아 시장 가격이 유럽 대비 오르면서 미주·유럽발 공급이 아시아로 재배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유·가스업계 영향 주목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정유업계 역시 대체 수입선 확보와 운임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운하 통항료 급등과 우회 항로 이용이 늘어날수록 국내 정유사들의 물류 비용 상승 압박도 커질 수밖에 없다.
운하 통항료가 앞으로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여부와 미국의 원유·LNG 수출 물량에 달려 있다. 이란 전쟁이 종결되거나 해협이 일부 재개통될 경우 공급 충격이 완화되면서 운하 혼잡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시점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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