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탄핵 재판과 관련한 주요 장소 곳곳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와 서울대 캠퍼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집 앞까지 몰려가 시위에 나섰다. 산발적으로 개최되는 집회에 인근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17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에서 영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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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쯤 보수단체 부정선거방지대 소속 회원 30여 명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문 권한대행의 집 정문과 후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싸우고 있습니다’ ‘문형배 사퇴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문 권한대행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한 달 간 출퇴근 시간대에 맞춰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인권위 건물 앞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자 50여 명이 몰려들었다. 영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지지자 등 집회 참가자들은 “민주노총과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을 막겠다”는 주장을 폈다. 이날 인권위는 ‘윤 대통령 방어권 보장’에 대한 야권 성향 인권위원들의 소수 의견 제출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
서울대 캠퍼스에서도 보수단체 회원들과 유튜버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내 아크로광장에는 100여 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들에 맞서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30분 이른 시각인 오전 10시 30분쯤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 양 측은 서로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고 욕설을 내뱉으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찰과 서울대 학교 본부 측은 인간띠를 만들어 안전 관리에 나섰다.
 |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캠퍼스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유튜버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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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열린 집회에 다수의 사람이 몰려들며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시위 현장 앞인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에서 나오던 재학생 이모(28)씨는 “왜 대학 캠퍼스까지 와서 시위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개강할 때까지 집회가 이어지면 수업에 방해받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캠퍼스 내 정류장 앞에서 만난 대학원생 정모(30)씨도 “외부인 출입이 많아져서 시끌벅적한 게 불편하다”고 했다.
한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을 주축으로 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는 18일 오후 1시 대구 반월당사거리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들은 대전, 부산에서도 집회를 연 후 오는 22일에는 다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국민대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 17일 오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집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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