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노조 와해` 재판부, 英소설 `어려운 시절` 언급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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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부사장 징역 1년4월 등 13명 모두 유죄
`에스그룹 노사전략 문건` 비노조 경영철학 위한 것
"미전실 정점으로 미행하거나 비위 수집"
  • 등록 2019-12-13 오후 6:09:05

    수정 2019-12-13 오후 6:09:05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삼성 에버랜드 `노조 와해 공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노조 와해에 가담한 피고인 13명에 대해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또 관련 의혹 제기의 촉매제가 된 `에스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대해 “노조 와해를 위한 구속력 있는 지침”이라는 법적 판단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손동환)는 13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 부사장에게 징역 1년 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방어권 차원에서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이모 전 에버랜드 인사지원실장은 징역 10월의 실형을, 노조 대응 상황실 김모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어용노조 위원장 임모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관련자들에게도 벌금형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했다.

법원은 삼성이 `에스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통해 비노조 경영 철학을 유지하고자 체계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움직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사 전략 문건은 단순히 각 계열사가 참고 자료로 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속력 있는 지침”이라며 “노조 설립 저지나 무력화를 통한 비노조 방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노조 설립의 핵심 간부들을 징계할 목적으로 이들을 지속적으로 미행하고 비위 등을 수집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이같은 행위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을 정점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노조 경영이라는 목적을 위해 에버랜드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노조 설립을 시도하는 근로자들을 상당 기간 감시했다”며 “이를 위해 (노조 간부들의) 사생활 비밀을 함부로 빼내고 징계사유를 억지로 찾아내 징계하고 내쫓으려 하거나 급여를 깎아 경제적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19세기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어려운 시절`을 언급하며 “소설 속 노동자들의 유일한 목적은 6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타는 것과 사슴고기를 먹는 것이라고 말한다”며 “21세기에 사는 강 부사장 등이 (노동자들은 먹고사는 것만으로도 만족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부사장 등은 회사 지침 등을 성실히 수행했을 뿐이라고 강조하지만 이런 사정만으로는 강 부사장 등의 행위가 이해받을 수는 없다”며 “에버랜드의 발전을 막은 것은 물론이고 건강한 기업으로 자리잡지 못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부적 실행 행위까지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강 부사장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에서 노사 업무를 총괄하면서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금속노조 삼성지회 에버랜드 노조 설립 및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어용노조’를 이용해 에버랜드 노조가 단체협약 체결 요구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노조활동을 지배하고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삼성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노조 간부들을 징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미행하고 개인정보를 수집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강 부사장에 대해 “삼성의 비노조 경영은 한동안 선진노사문화처럼 인식돼 왔지만, 수사를 통해 헌법을 역행한 삼성의 노사전략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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