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씨는 “복숭아와 자두를 섞은 메뉴, 미숫가루와 바나나를 섞은 메뉴가 우리 매장 대표 상품”이라며 “건강을 생각하는 40대나 50대 층에서는 생강과 약도라지를 함께 갈아낸 아이스 음료도 많이 찾는다”고 자신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나 다른 골목 카페들에서도 여름 맞이 신메뉴를 내놓기 때문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늘 새로운 조합을 고민한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만난 카페 자영업자들은 일제히 여름 대목을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져 있었다. 겨울철보다 여름철 매출이 많게는 2배 가까이 차이 나기 때문에 여름철 매출을 잡는 게 1년 장사의 중요한 전략이 되는 셈이다.
여름 시즌 메뉴 중 수박주스는 단연 효자 메뉴로 꼽힌다. 일반 커피 메뉴와 마진도 비슷할뿐더러 최근 수박주스 인기가 높아지며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는 게 자영업자들 설명이다. 순이익을 높이고자 더 저렴한 수박을 찾아 발품을 팔기도 한다. 영등포시장 근처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유승현(34) 씨는 “매일 출근길에 영등포 청과시장을 쭉 둘러보며 가장 저렴한 수박을 떼온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렇게 효자 메뉴 ‘수박주스’로 고객을 유치하고 가게만의 시그니처 디저트나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으로 단골 고객을 만들고 있었다.
겨울 장사가 핵심인 호두과자 가게에서도 여름 맞이 메뉴를 내놓긴 마찬가지다. 여의도의 한 호두과자 가게에서 일하는 박모(27) 씨는 “처음에는 컵 빙수가 시즌 메뉴로 나왔는데 지금은 1년 내내 하고 있다”며 “겨울에는 호두과자와 컵 빙수 매출이 9대1 정도였다면 여름에는 3대7 정도로 역전된다”고 말했다. 이어 “컵 빙수는 손쉽게 먹을 수 있어 한번에 60~70개 단체 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호두과자 가게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여름 매출이 빙수 덕에 극적으로 오른 셈이다. 박씨네 가게에서는 팥, 말차, 인절미 컵 빙수를 팔고 있고 신메뉴로 딸기 빙수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앞선 카페가 여름 매출을 잡으려면 소비자 이목을 끌만한 신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카페에 갔을 때 항상 보이던 메뉴만 보인다면 소비자들도 지루하고 별로 고르고 싶은 기분이 안 들 것”이라며 “제철 과일이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재료 등 소비자의 눈을 반짝일 수 있는 특색 있는 메뉴를 개발해서 제시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소비자들이 먼저 혁신적으로 이것저것 섞어보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 그런 창구를 참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