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왕처럼' 대접한 빈 살만, 차기 지도자 권위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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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에어포스원 호위하며 환영
빈살만 왕세자 직접 트럼프 맞이…시리아 제재 해제 성과도
왕실 왕자들 총집합…실세로서 권력 보여줘
  • 등록 2025-05-14 오전 11:10:45

    수정 2025-05-14 오후 6:53:42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악수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 그대로 왕처럼 대접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 원 양 옆에 배치된 F-15 전투기 3대의 호위를 받으며 사우디 영공을 통과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라리즈 알사우드 왕세자가 공항 활주로에 깔린 라벤더색 카펫을 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고, 대통령 전용 리무진은 아라비아 말을 탄 기수들의 호위를 받으며 사우디 리야드의 왕실법정으로 이동했고 웅장한 뿔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빈 살만 왕세자가 보라색 카펫을 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안내하는 동안, 의장대가 경례를 하고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하는 가운데, 사우디 F15전투기가 에어포스원을 호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 성대한 환영식은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할 때와는 메카 주지사의 영접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당시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워싱턴포스트(WP) 칼럼리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보기관에 의해 암살당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따돌림받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사우디가 미국을 잘 따르지 않는 행보를 취하자, 관계 개선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방문했으나 상대적으로 냉랭한 대접을 받았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와도 차이점이 있었다. 당시 주최는 현 국왕인 살만 국왕이었고 빈 살만 왕세자는 부왕세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해 말 빈 살만은 사촌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제치고 왕세자 지위에 올랐다. 그는 부패척결이라는 명목으로 왕실인사들 400명을 체포해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에 억류하고 충성서약을 받아냈다.

이날 트럼프 방문은 현재 사우디 왕실 실세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장면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살만 국왕의 공식 거처이자 집무실인 알야마마 궁전 대형홀로 옮겼다. 그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기 위해 줄을 선 수십 명의 왕족들이 있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3일(현지시간)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사우디 왕실제공)
노쇠와 병환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살만 국왕의 대형 사진 옆에 빈 살만 왕세자의 사진이 나란히 걸렸었으며, 그 아래서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전통의례에 따라 커피를 마셨다. 양옆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투르키 알 파이살 왕자가 자리했다. 투르키 왕자는 20년 동안 사우디 정보기관 수장을 맡고, 이후 런던과 워싱턴에서 대사를 지낸 인물이다. 아울러 그는 왕실 내부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지지를 결집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브리티시 아카데미의 연구원인 마다위 알 라시드는 “투르키 왕자는 서방 세계에서 알사우드가(家)를 대변하는 비공식 대변인”이라며 투르키 왕자의 참석은 미-사우디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해주는 것이며 사우디가 중국에 기울고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우리는 세계에 위대한 파트너들이 있지만, 그 누구도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신사만큼 강한 존재는 없다. 나는 그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많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왕세자를 위해 내가 하는 일이 이렇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빈 살만 왕세자는 감사의 표시로 가슴에 손을 얹었다.

이외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나와 있던 왕족 가운데서는 주미 사우디 대사인 리마 반트 반다르 공주와 리야드 부지사인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빈 압둘라이즈 왕자가 있었다. 워싱턴 연구소의 사우디 왕위 계승 전문가인 사이먼 헨더슨은 리야드 부지사에 대해 “그는 국왕이 서거하면 모든 왕자들이 MBS에게 충성을 맹세하도록 보장하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마다위 연구원은 “빈 살만 왕세자는 여전히 ‘왕의 아들’일 뿐이면 아직 충성서약(바이아)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그래서 그는 모든 왕자들을 자신의 권위 아래 모아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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