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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스테이플턴은 강의노트를 복습하던 중 ‘모든 영역을 확장하고, 더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하라’는 내용을 발견했다. 교수가 챗GPT에 강의노트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다른 강의 자료들도 자세히 살펴본 스테이플턴은 챗GPT로 사진에 나타난 왜곡과 오탈자 등 챗GPT로 자료를 만들 때 흔히 나타나는 오류들을 찾아냈다.
해당 과목은 스테이플턴의 부전공인 경영학의 필수 과목이었는데, 강의 계획에서에는 ‘AI나 챗봇의 무단 사용을 포함해 학업적으로 부정직한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었다. 스테이플턴은 “(교수가) 우리에게는 (AI를) 쓰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햄프셔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마리는 지난 가을학기 온라인 인류학 수업에 3페이지 분량의 에세이를 제출하고 A 학점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학교 온라인 플랫폼의 댓글 란에서 교수가 실수로 업로드한 챗GPT와의 대화를 발견했다. 교수는 챗GPT에게 채점 기준을 정하라고 시켰을 뿐 아니라 마리에게 줄 피드백도 요청했다. 마리는 교수가 자신의 에세이를 읽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대학을 옮겼다.
대학생들은 AI 사용에 있어서 ‘학생은 안 되고, 교수는 된다’는 위선적 태도를 문제 삼을 뿐 아니라 등록금이 아깝다고 주장한다. 대학생들이 상당한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듣는 것은 자신들도 무료로 답을 받을 수 있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사람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반면 교수들은 AI가 조교와 비슷한 역할을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AI가 시간을 절약하고, 과중한 업무량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더 나은 교육을 위한 도구로 AI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분한 강의 자료 소개글을 만들 시간에 학생들과 더 교류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대학가의 AI 사용은 높아지는 추세다. 컨설팅업체 타이튼 파트너스가 지난해 미국 고등 교육 과정 강사 1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8%가 생성 AI 도구를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다. 올해 조사에서 같은 대답을 한 응답자는 두 배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