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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가 국내 주식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코스피지수는 물론이고 상장사 실적 모멘텀을 이끄는데 앞장섰던 삼성전자가 리콜로 인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기침’은 코스피의 ‘감기’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나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에 근접한 가운데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 대규모 리콜…3Q 영업익 전망치 하향 잇따라
그동안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독주(獨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110만~13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8월23일 169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두 달 새 25% 넘는 상승세를 기록한 것. 반면 이 기간 코스피는 2.5% 상승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코스피는 오히려 약세를 보인 셈이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특정 종목에 대한 시장 의존도가 높아지면 반대급부로 하락할 때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이익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증시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조선, 건설, 철강 등 그동안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던 업종들의 실적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이익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특히 아시아에서 한국의 이익증가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호한 펀더멘털·글로벌 유동성 유입 지속 가능성 긍정적”
반면 코스피를 낙관하는 의견도 상당수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는 ‘9월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줄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G20 정상회의에서 금융 완화보다는 재정확대 정책에 무게가 쏠릴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특히 재정확대 여력이 있는 신흥국에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 실제 5일 코스피는 전날대비 1.07% 상승한 2060.08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27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조 센터장도 “미국의 핵심 지표들을 볼 때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연내 인상이 단행된다 하더라도 글로벌 경기 반등이 충격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며 “이머징마켓의 밸류에이션, 환율 상승 여력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