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임직원 '중징계' 원안 통과…소명은 안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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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제재심, 기관 '경징계'·임직원 '중징계' 원안 통과
다음달 금융위 정례회의서 최종 의결
  • 등록 2015-01-29 오후 5:24:50

    수정 2015-01-29 오후 5:43:47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금융감독원은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장사’ 행위에 대해 기관은 ‘경징계’, 임직원은 ‘중징계’ 하려 했던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임시 제재심을 열고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징계 안건을 의결했다. 금감원은 애초 이들 신평사들에 기관은 ‘경징계’, 임직원은 ‘중징계’ 조치를 통보한 바 있는데 중징계 조치는 다음 달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기관에 대해 경징계를 내린 것은 등급평가 업무를 정지 등 중징계를 내리게 되면 신평사 3사의 과점 구조 아래 있는 회사채 시장 자체가 마비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안의 중대함을 판단해 ‘기관주의’보다는 무거운 ‘기관경고’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기관경고를 3회 이상 받은 금융회사는 앞으로 인수합병(M&A) 등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임원은 해임권고, 업무집행 정지, 문책적 경고 등 중징계를 받게 되면 금융관련 법령 상 임원의 자격 요건에 결격 사유가 발생하기 때문에 추후 금융기관 재취업이 막힐 수 있다. 이때 임원이란 대표이사나 총괄전무 등 등기임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등기임원이 아닌 실장 등은 법적인 불이익은 없다.

‘등급 장사’ 행위란 신평사들이 기업으로부터 신용평가 계약을 따내기 위해 미리 좋은 등급을 암묵적으로 약속하거나 등급을 내린 시점을 늦추는 등 공정하게 신용등급을 평가하지 않은 행위를 말한다. 그동안 평가대상 기업들은 신평사 3사에 자신들이 받을 수 있는 신용등급을 먼저 물어보는 관행이 있었다. 신평사들이 대략적인 등급 수준을 이야기해주면, 기업은 가장 등급을 후하게 주는 신평사와 평가 계약을 해 온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 기회에 신평사들의 부적정한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기업이 자신들이 받을 수 있는 신용등급을 알고 싶어하더라도 이를 알려주는 행위는 불법이기 때문에 엄정하게 다스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제재는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초래한 동양 사태에 대한 신평사들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금감원도 중징계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금감원은 또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징계를 내리는 만큼 제재심도 2차례에 열어 충분한 소명을 듣는 등 신중을 기한 표정이다.

신평사들은 그동안 제재심에서 기업 신용을 평가하는 업무와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업무는 엄격히 분리돼 있기 때문에 중징계는 과도하다고 소명했다. 일각에선 비교적 책임 소재가 적은 실장급 직원들은 중징계를 피할 수 있을 가능성도 점쳐봤지만, 신평업계의 소명이 금감원을 설득시키진 못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선 그동안 ‘등급 장사’ 행위는 개인의 비리나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업계 관행으로 자리잡혀 온 시스템적 문제이기 때문에 임직원을 일괄 중징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대형 신용평가사에 대한 징계 조치를 내렸다. 외신에 따르면 SEC는 국제 신평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1년간 상업용 모기지담보증권(MBS) 신용등급 평가자격 정지 조치를 내렸다. S&P가 부실 상업용 모기지 등급을 은행에게 유리하도록 높은 등급을 부여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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