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처음 만나는 주요 정상…메르켈 그리고 시진핑·아베

文대통령, 5일(현지시간) 메르켈 회담…北·자유무역 등 논의
한미일 만찬·中·日 정상회담 등 연쇄 만남…사드·위안부 등 과제
  • 등록 2017-07-05 오후 4:29:47

    수정 2017-07-05 오후 4:40:4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출국하며 환송 나온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G20정상회담차 독일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G20 회담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한미일 첫 만찬회담은 가장 주목받는 행사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위안부 문제를 둘러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일본 정상과의 만남에선 마찰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분단 역사 공유한 文-메르켈…남북통일 관해 논의할 듯

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를 만나 만찬 및 정상회담을 갖는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이번 회담은 메르켈 총리의 적극적인 초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양국 우호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미사일과 자유무역 체제, 기후변화 등 국내·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공조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문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모두 분단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점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을 경험한 메르켈의 입장에서 문 대통령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부모가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뒤 태어났고 메르켈 총리도 구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동독으로 넘어왔다. 두 정상 모두 분단이란 역사적 사건을 체험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방문 때 ‘장진호 전투기념비’에서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도 문 대통령과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정치적 후견인이었던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콜이 없었다면 나 자신의 삶도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독 출신인 콜은 독일 통일의 주역으로 거론된다.

시진핑·아베 회담…文, 사드·위안부 관련 ‘정공법’ 택할듯

문 대통령은 메르켈과의 회담을 마친 뒤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같은 날 오후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개최하는 한미일 정상 만찬 회동이 예정돼 있다. 7일엔 G20 회담이 열리는 함부르크에서 아베 신조와의 첫 회담이 계획돼 있다. 중국, 일본과는 사드와 위안부로 각각 갈등을 겪는 만큼 문 대통령의 외교력이 이들과의 회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드 문제는 한중관계의 최대 걸림돌이다. 사드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정반대다.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용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중국 측은 사드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내부를 탐지할 수 있다고 반발하며 수용불가 입장을 줄곧 유지해왔다. 우리나라가 사드배치에 나서자 중국이 즉각적인 경제보복에 나서며 사드배치 철회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이번 회담에서도 사드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도 협상 카드를 활용해 단기간에 해결하려고 하기보단 시간을 갖고 대화를 통해 중국 측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일관계를 악화하는 요소들은 중국보다 많고 역사도 오래됐다. 한일 위안부 합의 논란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 해결과 관련해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공식적인 사죄를 주장해왔지만 일본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위안부 합의 논란과 관련, 기존의 원칙적이고 분명한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일본의 지도자들이 과거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김대중·오부치 공동성명의 내용과 정신을 계승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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