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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전국 곳곳의 T월드 매장 앞은 유심 교체를 받으려는 인파가 몰려 긴 대기줄이 생겼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유심 재고는 100만대로 사실상 ‘선착순’으로 유심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오해한 고객들이 매장 오픈 시간보다 1~2시간 앞서 줄을 서 SK텔레콤이 공지한 10시 전에 이미 유심이 동이 났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T월드 논현대리점’은 오전 9시 30분에 일찌감치 보유하고 있던 유심 100개를 모두 소진했지만, 오전 11시30분까지도 대기 줄은 계속 이어졌다. 50대 여성 A씨는 스마트폰 화면에 떠 있는 대기번호 13만 명 표시를 보여주며 “앱은 아예 접속이 되지 않는다. 한 시간 반을 기다렸다는데 오늘 당장 교체를 못하더라도 매장에서 예약이라도 하고 가려고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심 교체 첫날 혼란에 대비해 SK텔레콤도 사전예약 시스템을 준비했지만 앱에도 이용자가 몰리면서 매장의 혼란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날 오전 중 유심교체 사전예약에는 온라인 대기자만 10만명이상 이상이 몰렸다. SKT 공식앱인 T월드 앱도 수십만명 접속이 몰리면서 오전 동안 접속이 어려웠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도 앱에서 20만명 이상이 몰리면서 예상 대기시간은 50시간 이상이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유심이 다른 휴대폰에 꽂힐 경우 통신 서비스가 모두 중단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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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는 알뜰폰 가입자도 무상 교체 대상이라 밝혔지만, 현재 재고 100만개로는 부족해 순차 교체가 불가피하며, 5월까지 500만개 확보 계획이다. 일부 업체는 유심보호서비스만 안내하고 있어, 고객은 가입한 알뜰폰 별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알뜰폰협회는 “알뜰폰 가입자도 무료 교체 대상이나, SKT가 사업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SKT는 “알뜰폰 업체와 공급 협의 중이며, 고객 정보는 각 업체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뜰폰 고객은 빠른 교체를 위해 쿠팡, 네이버, 편의점 등에서 유심을 직접 구매할 수 있으며, 일부 업체는 환급을 제공한다. 유심 교체 후에는 고객센터를 통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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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5월까지 유심 500만 개를 추가 확보해 교체 수요에 대응하고, 해외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5월 내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는 28일 기준 전체 가입자의 약 37%인 900만 명에 달한다. 하루 15만~20만 명이 유심을 교체하고 있어, 빠르면 조만간 초기 혼란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30일 열리는 청문회에 유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했다. 국회는 △유출된 유심 정보의 구체적 내용 △사건 인지 및 유출 시점 △해커 침입을 막지 못한 원인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볼 방침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이번 사태를 회사의 명운이 달린 중대 위기로 인식하고, 전사적 대응에 나섰다. 유 대표는 28일 긴급 타운홀 미팅을 열고 “회사가 위기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함께 극복하자”고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대리점 현장 지원을 당부했다. 실제로 26일 하루 동안 1665명이 KT와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하며, 평소 대비 약 20배에 달하는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