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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용의자 밴스 L. 보엘터(57)가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남서쪽에 있는 시블리 카운티의 한 시골 지역에서 전날 저녁에 체포됐다.
드류 에반스 미네소타 범죄 수사국장은 “그가 결국 체포된 곳은 한 들판이었다”며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엘터는 지난 14일 새벽 미니애폴리스 외곽 브루클린파크에 있는 멜리사 호트먼 주하원의원 자택에 침입해 호트먼 의원 부부를 총으로 쏴 살해했으며, 인근 도시 챔플린에 거주하는 존 호프먼 주상원의원 부부의 자택에도 침입해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힌 혐의로 2급 살인 2건과 2급 살인미수 2건으로 기소됐다.
경찰은 총격 범행 후 달아난 용의자를 쫓기 위해 미네소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 작전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마크 브룰리 브루클린 파크 경찰서장은 “이번이 주 역사상 가장 큰 수색 작전인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수색 작전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특수기동대(SWAT) 20개 팀이 참여했으며, 100명이 넘는 경찰들이 인근 가정을 포함해 수색을 진행했다. 수색은 보엘터가 아내와 5명의 자녀와 함께 살던 시블리 카운티의 농촌 지역에서 진행했다. 해당 지역 주민은 차량 발견과 관련된 긴급 알림을 받고 문과 차를 잠그라는 경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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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전역에서 정치인들이 공격과 괴롭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보엘터에게 총을 맞고 숨지거나 크게 다친 미네소타 주의원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보엘터의 한 지인을 인용해 용의자는 기독교인으로 평소 낙태에 반대해왔으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증오와 극단주의에 피난처를 제공해서는 안 되고 우리 모두가 정치적 폭력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수사 당국은 아직 범행 동기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아직 제공하지 않았다. 다만 가짜 경찰 차량에서 발견된 70여명의 이름이 적힌 목록과 문서가 주요 단서로 드러났는데 이 목록에는 주 및 연방 정치인들과 시민 권리와 낙태 권리 옹호자들, 의료 시설에 대한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엘터는 지난 14일 아침 6시께 주변 친구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사과하는 문자를 보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전 잠시 사라질 거예요. 곧 죽을 수 있으니 여러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AP에 따르면 호트먼 주하원의원 부부의 죽음을 애도하는 미네소타 주민들의 발걸음이 잇따르고 있다. 주 의사당 앞에는 그들의 사진과 함께 작은 미국 국기와 형형색색의 꽃이 놓였다. 많은 사람이 호트먼 주하원의원을 추모하며 “당신은 가장 힘든 시기에도 우리를 이끌었던 지도자였다”며 “평안히 잠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