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 본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치에서 영부인 존재는 검증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설난영-김혜경 두 후보 배우자 TV 토론을 제안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영부인은 대통령 곁에서 국민 가장 가까운 자리 공인이다. 때로는 사회적 약자 배려와 공감 메시지 전달하는 상징적 역할을 하고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며 “(영부인은)사회적 영향력 크지만 이에 대한 검증은 턱없이 부족하다. 관련 법적 제도적 규정도 미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자 토론을 통해)여성과 아동·노인·장애인 정책 철학은 물론 영부인 역할에 대한 각자 견해를 국민 앞에서 진솔하게 나눠주길 기대한다”며 “특정 배우자를 지목하는 게 아니라 정치 수준을 높이고 국민 알권리를 제도화하는 첫 걸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전투표 전에 (배우자 토론이)이뤄지길 바란다”며 “23일까지 이재명 후보가 입장을 밝혀달라. 전향적 수용을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제안을 즉각 거절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기도 선거운동 중 기자들과 만나 ”그러면 (배우자 없는) 이준석 후보는 어떻게 하는가”라며 “말이 되는 얘기를 해야 한다. 그게 그 당의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즉흥적이고 대책없고, 신성한 주권 행사의 장을 그런 식으로 장난치듯 이벤트화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격에 맞게 말씀하도록 요청드린다”고 재차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아무말 대잔치”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날 광주 선거운동 중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사람들은 제발 선거 이기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런 ‘아무 말 대잔치’를 하면서 지금 선거 이기겠다는 생각이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앞에 있었으면 저한테 엄청 혼났을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이 배우자 토론을 전격 제안한 것은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인 설 여사가 이재명 후보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설 여사는 최근 김혜경 여사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을 언급하며 “법인카드를 따로 개인이 사용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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