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남성이 5년 전에도 아내를 폭행해 가정폭력으로 체포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22일 경기 파주시 한 아파트 앞에 도착한 순찰차와 구급차. (사진=김혜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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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밤 경기도 파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3명을 다치게 한 A씨(45)는 5년 전에도 가정폭력으로 체포된 이력이 있다. 당시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던 A씨는 아내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는 등 가정폭력으로 체포돼 재발 방지 교육 및 모니터링 등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 가족은 2023년 경기 파주시로 이사했다. 이사 후 A씨의 가정폭력 신고 이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2일 밤 9시 50분쯤 경찰에는 “살려달라”는 A씨 아내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는 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출동했고, A씨와 아내를 분리해 진술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돌연 씨가 주방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휘둘렀다. A씨의 흉기 난동으로 30대 경찰관은 팔꿈치와 어깨까지 다치는 중상을 입었고, 20대 경찰관은 후두부를 찔렸다. 인력 지원 요청을 받고 추가로 출동한 두 경찰 중 40대 경찰관도 손가락을 다쳤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해해 중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구급대의 심폐소생술 등 조치로 호흡이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친 경찰관들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고 초반 출동한 경찰관 2명은 안전 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가 공격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경찰은 안전 장구 미착용에 대한 감찰 계획은 없으며, 사건 발생 경위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가 회복하는 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살인미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부상을 당한 경찰관들은 모두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이날 긴급 성명서를 내고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닌 누적되어 온 구조적 실패가 만든 예고된 참사”라며 “모든 야간 근무와 고위험 출동 상황에 반드시 4인 이상 배치되어야 하는 등 현장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