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들이 수소차 개발 사업을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상황에서 글로벌 1위 입지를 다지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스텔란티스, 르노그룹에 이어 GM이 이달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중단하며 수소차 개발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하이드로텍’을 통해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해왔지만, 이를 잠정 중단한 것이다. 스튜어트 파울 GM 기술부문 홍보이사는 미국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수소는 여전히 불확실한 단계에 있고, 우리는 인력과 자원을 전기차(EV)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GM에 앞서 스텔란티스, 르노 등 다른 완성차들도 수소 사업을 접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7월 수소 사업을 중단하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승용차·상용차 부문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르노그룹 역시 미국의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 플러그 파워와 함께 세운 합작회사 하이비아가 법적 청산되면서 사업 동력을 잃었다.
 | | ‘제16차 청정에너지 장관 회의’를 비롯한 에너지 관련 주요 회의 공식 의전 차량으로 사용 중인 ‘디 올 뉴 넥쏘’. (사진=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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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소차 분야의 점유율 1위를 달성한 현대차는 수소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올 초 기획조정담당 산하에 에너지수소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계열사 간 수소사업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또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수소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인 ‘HTWO’를 선보였고, 6월엔 2세대 수소차 ‘디 올 뉴 넥쏘’를 출시하기도 했다. 신형 넥쏘는 출시 4개월간 누적 9000대를 넘기면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현대차는 수소차 2위인 일본 토요타자동차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소 생태계 확장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의선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수소 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국수소연합 관계자는 “기술 혁신은 물론 법적·정책적 안정성과 국제 협력 기반이 수소 생태계 구축과 산업 성장의 결정적 요소”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인프라 실증까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수소 경제의 실질적 상용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