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스라엘이 14일(현지시간) 가자 지구를 공습해 최소 80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보건 당국이 밝혔다.
 |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의 한 병원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의 자발리아 공습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사진=AFP) |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이스라엘군은 학교와 병원 등을 포함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대피 명령 직후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가자시티 내 목표에 여러 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북부 자발리아 지역의 주택가도 공격을 받으면서 여성과 어린이 등도 사망자가 대거 발생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일부 희생자들은 여전히 구조대와 민간 응급 구조대가 접근할 수 없는 도로와 잔해 아래에 있다”며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전날에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지도자 격인 무함마드 신와르를 겨냥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를 폭격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의 연이은 가자지구 맹폭을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과 연결 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중동 3개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이번 순방에서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관심사가 부유한 산유국과의 사업으로 옮겨가면서 이스라엘은 적잖이 당황했지만 일단은 침묵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지난 3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임시 휴전이 종료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하는 등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은 교착상태다. 심지어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하마스에 대한 전투 작전을 강화하는 작전 ‘기드온의 전차’를 승인, 사실상 가자지구 점령을 공식화했다. 이에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에 기대를 걸고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시작 전날 가자지구에 억류된 미국계 인질을 석방하기도 했다.
한편 이스라엘 언론들은 안보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함마드 신와르와 고위 관리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사망한 이스라엘의 총격으로 사망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동생으로, 형의 사망 이후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도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