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공천개입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던 김건희 여사가 검찰 조사에 불응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대선 후 소환조사를 받겠단 입장이었으나 특별검사법안이 통과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최근 검찰 소환 통보에 사실상 응하지 않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달 14일과 지난 3일 두 차례 김 여사에게 소환을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여사는 첫 번째 소환통보에는 무응답으로, 두 번째 소환통보에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대통령 선거 이후에 조사를 받겠단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특정 정당(국민의힘)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경우 추측성 보도가 양산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 여사 측은 최근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단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이 입장을 선회한 건 전날 공포된 특검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3개의 특검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 및 공포했는데, 이 중에는 김 여사를 겨냥한 ‘김건희 특검법’이 포함돼 있다.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에는 도이치모터스(067990)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공천 개입 의혹 등이 포함됐다. 주가조작 의혹은 서울고검 재수사팀이, 공천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전담수사팀이 각각 수사를 진행하고 김 여사 소환만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특검법안이 공포되면서 재수사는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여사 측은 검찰 수사에는 더이상 응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 당선으로 특검 도입이 현실화하자 검찰 입장에서는 사건 관계인들의 협조가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조작과 관련해 김 여사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인물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주가조작 공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은 검찰의 참고인 소환조사에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 여사 소환 조사는 특검이 임명되고, 특검팀이 출범한 뒤 수사가 일정 정도 진행된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