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롯데마트 매각 절차 착수...매각주관사는 골드만삭스

  • 등록 2017-09-14 오후 4:45:25

    수정 2017-09-14 오후 4:47:33

문을 닫은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나는 그 나라(중국)를 사랑합니다. 우리(롯데)는 절대적으로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를 바랍니다.” (2017년 3월, 신동빈 롯데 회장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 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바람이 물거품이 됐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 탓에 중국 롯데마트 영업이 불능상태에 빠지면서,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중국 롯데마트의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위한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롯데마트의 매각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가능한 전 매장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지만 (사드 보복으로) 어렵게 됐다”며 “매각 절차를 밟고 있으며 가능하면 전 매장을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도 중국 내 반한감정 여파로 영업을 포기한 상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29일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실시한 세무 조사를 했다. 이후 각종 소방 점검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 매장을 영업 중지시켰다.

당초 롯데그룹은 일단 올해만 버텨보자는 입장이었다. 지난달 31일 중국 롯데마트·백화점 법인을 소유한 홍콩 롯데쇼핑 홀딩스가 중국 금융기관에서 직접 차입해 3억 달러(약 3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3월 긴급 수혈한 3600억원의 운영자금이 최근 모두 소진돼 추가 차입을 결정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인공호흡’마저 한·중 관계가 계속 악화될 경우 무의미하는 데 있다. 연내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한·중정상회담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거론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만약 중국이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국기업 전반에 대한 세무조사 및 추가 영업 정지 등의 제재를 가할 경우, 중국 내 롯데 계열사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롯데는 1994년 중국에 첫 진출한 이후 10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현재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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