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율 답보에 목소리 높이는 '비명계 3金'

'친문적자' 김경수, 복당 신청…정치활동 공식재개
활동폭 넓히는 김부겸·김동연…이재명에 쓴소리도
이재명 일극체제 넘기엔 한계…선거법 2심은 변수
  • 등록 2025-02-05 오후 3:36:38

    수정 2025-02-05 오후 6:50:46

비명계 3김으로 통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이 대표와 야당 후보 자리를 두고 맞서게 될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통하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5일 민주당에 입당원서를 내고 정치활동 재개를 공식화했다. 지난 2021년 7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생활을 했던 그는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바 있다.

복권 이후에도 해외에 체류하며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해왔던 김 전 지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틀 후인 지난해 12월 5일 급거 귀국한 데 이어 이날 복당 신청서를 내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김 전 지사의 정치 재개로 민주당 내 비명계 잠룡으로 꼽히는 ‘3김’(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 전 지사)이 모두 적극적 정치활동에 나선 모양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특히 ‘비명횡사’로 대표되는 민주당 내 경직성을 강하게 문제 삼기도 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이 대표가) 조금 더 포용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경수 전 지사는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동연 지사는 ‘이재명표 실용주의’를 비판했다. 그는 “우리(민주당)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에선 이들 비명계 잠룡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다. 당 자체가 완벽한 ‘이재명 일극체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당내 세력이 부족한 이들의 정치적 한계점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몇 년 동안의 이재명 대표 체제를 거치며 민주당은 사실상 ‘이재명당’이 된 상태”라며 “(비명계 잠룡들은) 이 대표의 맞수급으로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비명계 잠룡들도 이 같은 민주당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지금과 같은 ‘이재명 일극체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비명계 한 인사는 “국민의힘의 경우 치열한 당내 경선과 보수 단일화 등을 통한 ‘컨벤션 효과’를 누릴 텐데, 민주당이 뻔한 예선을 치를 경우 본선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명계 잠룡들의 시선은 서초동으로 향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로 예상되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판결 결과에 따라 민주당 대선 경선판이 요동칠 수 있는 상황에서 ‘대안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가 아닌 다른 대선 후보 가능성에 선을 긋는 시각이 절대적이다. 한 중진 의원은 “설령 이 대표가 선거법 2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이 유지되더라도 이 대표 아닌 다른 후보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박범계 의원도 “이 대표는 당의 가장 유력한, 거의 절대적인 후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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