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신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25일 국내 주요 일간지 기자단과 공주를 찾아 근대문화유산 탐방 일정을 진행했다. 공주는 구한말 여성 교육을 선도했던 지역이자 기독교 신앙 전파와 교육, 복지 활동이 활발했던 충청 지역의 선교 요충지였다.
충청 지역 근대 여성 교육의 어머니로 불리는 사애리시는 유관순 열사의 첫 스승이기도 하다. 유관순 열사는 13세였던 1914년 사애리시가 운영하던 영명 여학교에 입학해 이듬해까지 2년 동안 공부했다. 사애리시는 한글을 빨리 익히고 성경을 많이 암송했던 ‘소녀 유관순’을 딸처럼 대하며 아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애리시는 1916년에는 유관순에게 서울의 여학교인 이화학당 보통과에 진학할 것을 권유했다. 이후 부모의 허락을 받고 이화학당에서 공부하게 된 유관순 열사는 3·1 운동을 상징하는 독립운동가가 됐다.
|
사애리시는 1940년 일제에 의한 선교사 강제철수 조치로 인해 쫓겨날 때까지 한국에서 교육 선교에 힘썼다. 1906년에는 선교 활동 중 병에 걸린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충격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2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사역을 계속했을 정도로 교육 선교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영명동산에 마련된 선교사 묘지에는 사애리시의 묘비뿐만 아니라 영명 중고등학교 설립자인 미국 선교사 윌리엄스(1883~1962, 한국명 우리암)의 맏아들인 조지 윌리엄스(1907~1994, 한국명 우광복) 선교사의 묘비도 살펴볼 수 있다.
서만철 한국선교유적연구회 회장은 “조지 윌리엄스 선교사의 한국 이름인 ‘광복’에는 조선이 일본의 신민지 지배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영명동산에 이어 방문한 곳은 공주기독교박물관이다. 공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최초의 감리교회이자 학교, 병원, 유치원 등을 운영하며 근대화의 선구적 역할 해낸 공주제일감리교회의 옛터에 자리해 있다.
이곳에는 유관순 열사의 14세 때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유관순 열사가 영명학교에 재학 중이던 1915년 7월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단체사진으로, 사애리시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
올해는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맞은 해로, 그에 맞춰 초기 선교사들의 활동을 통해 한국기독교의 뿌리를 되짚는 근대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일정에는 상임대회장 소강석 목사, 신평식 사무총장, 총신대 역사교육, 허은철 교수 등이 함께했다.
허은철 교수는 “초기 선교사들은 일제의 만행에 대한 진상을 파악해 전 세계에 만방에 알리는 역할도 수행했고, 이는 거족적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며 “이번 탐방이 선교사들의 헌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평식 사무총장은 “초기 선교사들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바라보며 선교 활동을 했고, 그 움직임이 대한민국이 근대화를 이루고,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 데 영향을 끼쳤다”며 “지금의 권력자들 또한 사람을 귀하게 보는 시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