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올해 3월 시중에 풀린 돈이 45조원 가까이 줄어드며 통화량이 23개월만에 감소 전환했다. 예금 금리 하락에 따라 정기 예적금의 증가세가 큰 폭 축소됐고, 은행들의 자금 조달 유인 약화로 금융채 등이 감소한 영향이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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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월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평잔)은 4227조 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0.1%(3조 8000억원) 감소했다. M2는 2023년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22개월째 증가하다가 이번에 감소 전환했다.
M2는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현금,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을 포함하는 협의통화(M1)에 2년 미만 정기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등을 더한 것이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수익증권(8조 6000억원), 요구불예금(5조 5000억원) 등이 전월보다 증가했으나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7조 2000억원), 기타통화성상품(-5조 7000억원) 및 금융채(-4조 8000억원) 등이 전월비 감소했다. 특히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정기예적금이(1조 9000억원)이 전월보다 증가했으나 직전월(8조 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 금리 하락에 따라 비중이 상당히 큰 정기예적금의 증가세가 축소됐다”면서 “금융채는 대출 증가세 둔화 등으로 은행들의 자금 조달 유인이 약화되고 분기말 발행이 축소되면서 감소했으며, 지방정부의 신속 재정집행 등으로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도 감소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비영리단체(9조원)는 증가한 반면 기업(-8조 9000억원), 보험사·증권사·여신전문금융기관 등 기타금융기관(-6조 3000억원) 및 기타부문(-1000억원)이 감소했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만 포함하는 M1 평잔(계절조정계열 기준)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2% 감소한 1279조 6000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4% 늘었다. 금융기관 유동성(Lf, 평잔)은 5770조 8000억원으로, 전월비 0.2% 증가했고, 광의유동성(L, 말잔)은 7236조원으로, 전월보다 0.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