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이베이가 자회사 페이팔을 결국 분리한다. 오랫동안 페이팔 분리를 요구해 온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과의 싸움에서 굴복하게 된 셈이다.
30일(현지시간) 이베이는 내년에 페이팔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존 도나호 CEO와 밥 스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업 분리를 감독하는 한편 경영진에서는 물러날 예정이다.
분리 후에는 데빈 웨닉 이베이 마켓플레이스 부문 대표가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를, 댄 슐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기업성장부문 대표가 페이팔 CEO를 맡게 된다.
도나호 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 환경은 변하고 있고 각각의 사업이 각기 다른 경쟁적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베이와 페이팔은 10년 이상 한 회사에서 상당한 주주 가치를 창출하며 상호 보완적으로 이익을 창출해왔다. 그러나 기업 이사진과 철저한 전략적 검토를 거친 결과 이베이와 페이팔이 2015년 이후에도 함께 하는 것은 전략과 경쟁력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사는 분리 후에도 서로 협력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는 결국 오랫동안 페이팔 분사를 요구하며 맞서 온 칼 아이칸의 승리로 해석된다. 올초 이베이 지분 2.2%를 보유한 아이칸은 올초부터 이베이가 최악의 기업 지배구조를 갖고 있으며 페이팔을 분사시켜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러나 도나호 CEO와 경영진은 이베이와 페이팔이 함께 해야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주장으로 맞서왔다.
지난 8월 아이칸은 이베이 지분을 늘렸다고 밝혔으며 팩트셋 리서치에 따르면 약 2.5%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이같은 소식에 개장 전 시간외거래에서 이베이 주가는 7% 넘게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