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 테마주와 최순실

  • 등록 2016-12-06 오후 12:13:00

    수정 2016-12-06 오후 12:13: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코스닥지수가 두달 만에 1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약세장 속에 정치 테마주(株)만 득세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이재명 성남시장의 대통령 선거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연일 새로운 상장사들이 테마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쏠리드는 대표이사가 이재명 시장이 공동의장으로 있는 성남창조경영CEO 포럼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 9거래일 만에 80% 가까이 뛰었다. 성남에 본사를 둔 지엘팜텍도 대표가 이 시장과 중앙대 동문이란 이유로 급등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닷새 만에 60% 가량 상승했다. 인맥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 시장의 정책 관련주도 등장했다. 무상급식 관련주로 꼽히는 한국팩키지, 화폐개혁 테마주 한네트 등은 닷새간 각각 46%, 42% 올랐다. 앞서도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인맥주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관련주가 급등세를 타기도 했다.

정치 테마주는 지난 2007년 17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기승을 부렸다. 당시 당선 가능성이 컸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운하 공약을 앞세우면서 이화공영은 20배 가량 올랐다. 이후로 단기간 대박을 노린 개인투자자는 학습효과를 내세워 대선을 앞둔 시기에는 유력 정치인 관련주와 정책주에 베팅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 투자는 대다수가 잃는 게임이라며 투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게다가 정치인과 인맥이 있다고 해도 실질적 수혜는 기대하기 어려워 신기루 투자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대통령의 지근 거리에서 얼마나 많은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는지를 전(全)국민이 직접 확인했다. 실제 일부 상장사는 주요 사업을 수행하거나 회사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 사안에 대해 대통령 측근의 비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그룹의 오너 일가는 승계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정경유착을 실제 확인하고 나니 정치 테마주의 이상급등 현상이 이해된다”며 “정치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오로지 수익만을 쫓는 주식시장에서 유력 정치인 인맥에 투자하는 자금을 탓하기가 머쓱하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이 테마주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단순히 투자자만을 탓해선 테마주 투자를 막기가 쉽지 않다.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정치가 깨끗해지지 않는다면 이런 투기는 계속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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