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점심시간에 맞춰 방문한 롯데리아 서대문역 지점에서는 나폴리 버거를 주문할 수 없었다. 매장 이 모 점장은 “SPC삼립 (시화공장) 사고로 빵 수급이 전체적으로 불안정했는데 특히 그 빵은 잘 안들어온다”면서 “(나폴리 버거는) 언제된다고 말씀을 못드린다”고 말했다.
SPC삼립(005610) 시화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 여파로 생긴 버거 번(빵)부족 사태 여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고로 SPC삼립 시화공장내 번 생산라인이 멈추자 SPC삼립에서 빵을 공급받는 버거 프랜차이즈가 빵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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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위치에 있는 맘스터치 마포공덕역점도 이날 오전은 정상 영업을 했지만, 빵 수급이 완전히 안정화된 건 아니었다. 이 매장 직원은 “빵 입고가 정상적으로 돼 오늘 내일은 괜찮을 듯 한데 모레가 좀 걱정된다”면서 “재고가 많이 부족할 때는 온라인은 막고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매장 실제 상황과 프랜차이즈 본점 설명은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리아에서는 빵 수급 차질이 나아졌지만, 이번 주말은 돼야 완전 정상화를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아침에 빵이 매장에 들어가야 하는데 (SPC 사고 이후로) 입고 시간이 들쭉날쭉해 오전에 판매를 못하는 품목이 생길 수 있다”면서 “계열사인 롯데웰푸드(280360)에 빵 생산을 늘려달라고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15일께 완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 본사 관계자는 “정도 차이가 있지만, 당분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면서 “배달 물량을 조정하고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버거 번을 생산하는 공장이 많지 않다”고 했다. 일부 맘스터치 가맹점은 지난주 연휴를 맞아 빵 부족으로 원하는 판매량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서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 기계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SPC삼립은 노동당국의 중지 명령 및 자체 판단에 따라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지난 2일 29개 라인 중 사고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10개 라인을 제외한 19개 라인 가동을 순차적으로 재개했다. 다만 버거 번 생산은 가동 중단 라인에 포함돼 생산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