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4일 장내 국고채 시장서 대부분 금리가 상승 마감한 가운데 30년 지표물인 ‘24-08’만 하락 마감해 주목된다. 장 중 대규모 입찰이 있었던 만큼 오전에는 상승세를 보이던 금리가 이내 하락세로 전환, 강세로 거래를 마친 것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 ‘24-08’ 매물대와 금리 추이(자료=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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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엠피닥터에 따르면 장내 지표물 금리는 대부분 상승했다. 국고채 2년 지표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8bp(1bp=0.01%포인트) 오른 2.678%, 3년 지표물 금리는 2.3bp 오른 2.586%서 마감했고 5년 지표물은 2.2bp, 10년 지표물과 20년 지표물은 각각 2.4bp, 1.0bp 상승했다.
다만 30년 지표물(24-08)은 0.7bp 내린 2.713%서 마감했다. 이날 입찰이 있었던 만큼 장내 총 거래대금은 2조 9562억원을 기록, 나머지 지표물의 거래대금을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사실상 장내에선 30년물이 절반 넘게 거래된 셈이다.
특히나 이날은 총 5조 8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입찰이 진행된 바 있다. 이 중 절반인 2조 9000억원은 신규발행 물량이었고, 나머지 2조 9000억원은 기존 ‘24-08’의 통합발행 물량이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각각의 입찰서 응찰률과 낙찰금리는 276.2%, 2.735%와 280.2%, 2.730%를 기록했다.
입찰 결과만 놓고 봐도 신규발행보단 통합발행의 수요가 더 높았다. 이를 두고 한 채권 운용역은 “통상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앞쪽 구간보다 초장기물 구간의 메리트가 더 높다”면서 “여기에 마지막 발행이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협상 방식은 단기물보단 장기물에 우호적이란 분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관세 부과는 단기적인 플랫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인 스티프닝 압력은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국고채 장내 지표물 교체가 오는 3월10일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견해도 나온다. 또다른 운용역은 “30년물은 원래 대량 홀더(보유자)들이 가격 플레이를 많이 하는 구간”이라면서 “오는 3월 벤치마크 교체 전까지는 이대로 강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