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공습 직전 폴리마켓서 거액 베팅…내부자 거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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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이례적' 베팅한 신규 계정 12개 확인
계정 절반이 공습 24시간 이내 거액 투자
“규제 사각지대…민감 기밀 새 유출창구 우려”
  • 등록 2026-03-04 오전 11:26:13

    수정 2026-03-04 오후 12:18:5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의 이란 공습을 앞두고 가상자산(암호화폐) 기반 온라인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서 이례적인 대규모 베팅이 잇따라 이뤄져 내부자 거래 논란이 일고 있다. 민감한 군사 정보가 익명 베팅 플랫폼을 통해 유출되는 새로운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공습에 연기 피어오르는 테헤란 시내 모습과 가상의 베팅자들 모습(사진=AFP+챗GPT)
(사진=폴리마켓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폴리마켓에서 지난달 28일까지 이란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에 6만 6993달러(약 9900만원)를 베팅한 12개의 의심스러운 계정(지갑)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분석 결과 이들 계정은 총 33만달러(약 4억 8800만원)의 이익을 거뒀으며, 베팅 절반은 공격 발생 6시간 전에 이뤄졌다. 대략적이나마 정확한 공격 시점을 알지 못한다면 거액을 투자하기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의심 계정에 대한 확인 작업은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최근 수개월간 정치 예측 베팅에서 제시된 배당률(확률)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큰 금액이 투입된 패턴을 추려냈다. 다음으로 △이란 관련 시장에만 투자하고 △중간에 포지션을 매도하지 않았으며 △베팅이 모두 적중한 계정들을 다시 한 번 걸러냈다.

그 결과 13개 계정이 특정됐으며, 이 가운데 12개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불과 며칠 전에 신규 개설됐다. 또한 이들 계정 대부분은 공습 이전 24시간 이내에 베팅을 진행했다. ‘하루 안에 공격이 발생한다’는 전제 아래 돈을 건 셈이다. 정황상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월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 직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바 있어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자국 군사작전에 대한 베팅에서 기밀 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예비군 2명을 기소하기도 했다.

금융데이터 제공업체 ‘언유주얼 웨일스’의 매트 세인컴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투자자가 특정 종목에 큰 금액을 베팅한다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물론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내부자(insider)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내부정보를 활용한 거래(인사이더 트레이딩)는 주식시장에서는 불법이지만, 예측시장에서는 여전히 명확한 규제가 없는 상태다. 미국에서 예측시장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금융 파생상품으로 취급한다. 농민들이 작황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선물거래를 이용하는 것처럼 ‘정보에 기반한’ 시장이어서 거래 자체는 허용된다.

폴리마켓의 모든 거래와 정산은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술로 처리돼 거래가 모두 공개되며 규제기관이나 다른 투자자들도 개별 지갑 단위까지 추적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국가에서 플랫폼이 운영되는 데다, 실명과 연동되지 않은 익명 지갑이어서 불법행위시 적발이 어렵다.

미 로펌 시들리의 파트너인 피터 말리셰프 변호사는 “정당한 권리를 가진 타인으로부터 정보를 ‘무단 사용’(misappropriation)해 매매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정부 공무원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거래하는 행위 역시 이른바 ‘중대한 비공개 정보’(material non-public information)를 이용한 거래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예측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미 민주당은 폴리마켓에서 내부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 도입을 추진 중이다. FT는 “이번 사례는 민감한 기밀 정보 보안 측면에서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기습이 전제되는 군사 작전의 경우 이런 우려가 한층 더 크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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