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지난달 5조원 넘게 늘었다. 지난 2월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일시 해제되며 늘어났던 주택 매매 거래가 대출에 반영된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과 오는 7월부터 대출 한도를 더 조이기 위해 시행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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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동향’에서 4월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5조 3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전월 증가 폭(7000억원)의 7배가 넘는 수준으로 작년 10월(6조 5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작년 4월(4조 1000억원) 증가 폭과 비교해도 1조원 이상 많다.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4조 8000억원 늘었다. 전달 증가 폭(3조 7000억원)보다 1조 1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5000억원 늘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신용대출 증가 폭이 1조 2000억원으로 전달(-1조 2000억원) 대비 급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2~3월 증가한 주택거래 관련 대출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면서 주담대 증가세가 확대한 데다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신용대출 등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했다. 실제로 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2만건에서 올해 2월 2만 4000건, 3월 3만 6000건으로 뛰었다. 지난 2월 13일부터 39일간 일시 해제됐던 토허제는 지난 3월 24일 확대 재지정된 상태다.
업권별로는 은행 가계대출이 주담대 증가로 4조 8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 폭은 1조 9000억원으로 전월 증가 폭인 7000억보다 1조 2000억원 늘었다. 디딤돌·버팀목·보금자리론 등 정책성 대출도 1조 9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 폭(1조 8000억원)보다 1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저축은행·보험 등 2금융권 가계대출도 5000억원 늘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00억원으로 전달(4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둔화했다.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가계대출이 모두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새마을금고 가계대출은 5000억원이 늘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다소 큰 폭으로 늘긴 했지만, 아직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했다.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감, 5월 가정의 달 자금 수요, 7월 시행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영향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스트레스 DSR 3단계의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스트레스 금리 수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행 이후에는 다주택자와 고소득자의 대출 가능 금액이 더 줄어들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에도 차이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아래 월별·분기별·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 강화, 금융회사의 선제적 자율 관리 시행 유도 등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 사진은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온 강남구 압구정동, 청담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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