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지원 의미없다”…여천NCC 신용도 하향 고심 깊어진 신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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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여천NCC,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연내 BBB 하향 가능성
재무지표 악화로 하향요인 충족…대주주 지원은 반영 안돼
근본적 경쟁력 회복이 우선…업황 개선 여부는 ‘안갯속’
그럼에도 신중론 무게…“파급효과 및 구조조정 고려해야”
  • 등록 2025-08-25 오후 7:40:56

    수정 2025-08-25 오후 7:40:56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여천NCC의 신용등급을 두고 신용평가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주주 지원이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주요 재무지표만 놓고 보면 당장 등급하향이 이뤄져도 이상하지 않지만,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변수가 겹치면서 섣부른 조정에 부담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여천NCC의 신용등급 하향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평사들의 고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중기적으로 여천NCC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재무지표와 석유화학 업황 등을 고려했을 때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개선하기에는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여천NCC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은 6개월~1년 내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여천NCC의 경우 신평사들이 제시한 등급 하향요인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 이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롯데케미칼(011170)과 같은 다른 석유화학 업체와 달리 계열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점도 하방 압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현재 신평사들은 여천NCC의 신용등급 평가에 대주주의 직접적인 지원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대주주의 판단에 따라 지원 유무와 규모, 방식 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기평과 한신평의 여천NCC 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여천NCC의 신용등급에는 한화와 DL의 지원 가능성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 한기평과 한신평 모두 여천NCC 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서 대주주의 자금 보충을 비롯한 외부 지원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여천NCC 부도사태 당시 지원책을 두고 한화와 DL이 온도차를 보였던 전례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당장 급한불을 꺼야 한다며 신속하게 추가 지원 책을 내놨지만 DL의 경우 1분기에도 대규모 자금 충당이 있었다는 점을 이유로 신중론을 이어갔다.

이후 한화와 DL은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의 자금 지원에 합의했지만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은 아니어서 향후 지원 가능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천NCC의 신용등급 개선에 실적 회복을 최우선 기준으로 두는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주주 지원은 단기 유동성 보강에는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사업환경 개선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칠 수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대주주의 지원을 신용등급에 반영하기에는 제한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도 “대주주의 지원 의지를 무조건 신용등급에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천NCC는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임계점에 다다른 상황임에도 신평사들 사이에선 당장의 조정보다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여부에 따라 여천NCC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갈릴 수 있는 데다, 당장 등급을 하향할 경우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여천NCC의 회사채 중 700억원은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즉시 상환 조건이 걸려 있다. 세부적으로는 한 단계 하향 시 400억원, 두 단계 하향 시 300억원이다. 여천NCC의 신용등급 하향이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여천NCC의 등급을 선제적으로 하향할 경우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의 채권시장에도 파급이 불가피해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성급히 신용등급을 조정하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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