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쇼크'…국내 완성차 5개사, 10월 판매량 22% ↓(종합)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영향로 국내 완성차업계가 10월 판매량에 큰 타격을 받았다. 반도체 공급난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완성차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10월 실적 (표=각 사 취합)

내수보다 해외판매 감소폭 더 커

1일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003620)·한국지엠)의 지난달 글로벌 판매는 54만819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2%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같은 기간 내수 판매는 10만6424대로 전년보다 21.5% 줄었다. 해외판매도 44만1768대로 전년보다 22.4%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지난 9월에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10월 내수는 전월(9만1790대)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해외판매는 전월(44만7446대)보다 하락한 양상을 보였다.

업체별로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30만7039대, 21만7872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20.7%, 18.9% 감소했다. 현대차는 10월 내수 판매에서 5만7813대로 전년보다 12% 감소했지만 전월(4만3857대)보다 개선된 판매 실적을 보였다. 반면 해외판매는 24만 922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했다. 기아도 국내 3만7837대, 해외 18만35대로 전년보다 판매량이 각각 21.2% 18.4% 줄었다.

쌍용차와 한국지엠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이 컸다. 쌍용차는 10월 판매량이 4779대로 전년보다 53.1% 감소했다. 내수판매 3279대, 해외판매 150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56.9%, 42% 감소했다. 쌍용차는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더 뉴 렉스턴 스포츠앤(&)칸 5000 여대를 포함 총 7000여대의 출고 적체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쌍용차는 해외 판매가 완연한 회복세로 백오더(이월 주문)가 밀려 있어 누계 기준으로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업체 중 판매량이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지엠은 10월 6875대로 전년보다 78.1%나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판매가 4382대로 전년보다 82% 급감했다. 내수판매 2493대로 전년보다 65% 감소했다. 한국지엠의 주력 차량인 트레일블레이저가 기대보다 힘을 쓰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은 3개월 연속 국내 수입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위에 오른 트래버스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르노삼성, 르쌍쉐 중 가장 선방

르노삼성자동차의 10월 판매량은 1만1627대로 이른바 ‘르쌍쉐’ 중에서 가장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내수판매는 전년보다 30% 감소했지만 해외판매에서 1590% 증가한 6625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의 주력 차량인 XM3이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르노삼성은 르노 그룹의 부품 우선 공급 정책에 힘입어 XM3 등을 안정적으로 생산을 할 수 있었다. 르노삼성은 4분기에 XM3의 내수 판매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반도체 수급 부족난이 올해 2~3분기쯤 해소될 것으로 예측했다”면서 “특히 10월에 반도체 공급 부족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까지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완성차업계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대응책을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