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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부관은 이날 비공개 재판을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먼저 증인신문에 참여한 오 전 부관은 12·3 비상계엄 당일 이 전 사령관과 윤 전 대통령이 수차례 통화하는 것을 들었고, 윤 전 대통령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의원을 국회 본청에서 끌어내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오 전 부관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함께 있다가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사령관의 통화 내용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오 전 부관은 직접 들은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사령관과의 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윤 전 대통령이) 아직도 못 들어갔냐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고 이 전 사령관이 ‘본회의장 앞까지는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문에 접근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피고인은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해당 지시가 어떻게 기억에 남게 됐느냐는 질문에는 “그때 제가 생각하기론 허공에 총을 쏴서 사람들이 겁에 질려 있을 때 그때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장면이 연상됐다”며 “이건 진짜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기억했다.
또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사령관의 4번째 통화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제일 먼저 기억나는 것은 지금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국회의원이) 190명이 나왔는지는 확인도 안 되는거니까 계속해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두번째는 내가 선포하기 전에 병력 미리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를 해서 일이 뜻대로 안 풀렸다는 취지로 이야기 했던 것 같고, 결의안이 통과됐따 해도 2번, 3번 계엄하면 된다는 취지로 이야기 한 걸 기억한다”며 “또 이건 진짜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오 전 부관은 1차 군검찰 조사에서 통화 내용을 들은 사실을 밝히지 않다가 2차 조사에서 돌연 고백한 이유에 대해선 “이전에는 피고인이 법리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고 다 책임을 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석동현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보니 제가 아는 사실과 다른 말씀을 했다”며 “그래서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측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계엄 당일 체포의 체자도 꺼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을 듣고는 “생각과 달라서 당황했고 배신감 같은 걸 느꼈다”고 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공개 출석했다. 그간 법원이 경호상의 이유로 배려했던 비공개 출석 허용을 중단하면서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서관 정문 앞에 짧게 스친 뒤 법정으로 곧장 향했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하실 생각 있나’, ‘ 아직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자라 생각하는가’, ‘조기 대선을 실시하게 된 상황에 관해 국민들에게 하실 말씀 없나’,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여전히 정치공세라 보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윤 대통령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오전 재판을 끝나고도 윤 전 대통령은 ‘계엄 해제 의결이 됐는데도 두번 세번 계엄하면 된다고 말씀하신 거 맞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됐는데 어떻게 보시나’ 등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