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시장 패닉]원칙 없는 선정기준이 시장혼란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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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확대로 한화·두산·현대百 등 시장 진출
업계 환경 악화하며 사업권 반납·개장 연기 등 줄이어
경영권 등 떠미는 상황 벌어지기도
  • 등록 2017-07-11 오후 4:55:50

    수정 2017-07-11 오후 4:55:50

갤러리아면세점 외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15년 사업권을 획득해 그해 12월 운영에 들어갔다.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관세청의 시내면세점 선정 기준이 도마에 올랐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관세청의 뜻대로 평가 기준과 점수 등을 조작했기 때문이다. 시내면세점 평가 방식 자체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이 땅에 떨어져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1일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을 억지로 붙여서 모두 공멸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감사원의 관세청 감사결과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시내면세점 심사 과정에서 관세청이 보여준 행태는 한 편의 영화와 같았다. 특정 업체를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하기 위해 평가점수를 고의로 누락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평가 기준 자체를 경쟁업체보다 후하게 적용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3차 시내면세점 선정 때는 관련 규정을 무시해가며 추가 특허를 강행했다. 당시 업계 안팎으로 많은 지적을 받았음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으며 ‘지나친 경쟁으로 시장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선정을 밀어붙였다.

관세청은 지난 2015년 7월 1차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이후 총 3차례에 걸쳐 시내면세점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HDC신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두산, 현대백화점 등이 시내면세점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내면세점 확대는 시장의 공멸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급감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시내면세점을 추가해 전체 시장 환경의 악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정부가 한한령(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한 금지)을 내리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급감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5월 국내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은 25만3359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4.1% 감소했다. 올해 누적(2017년 1월~5월) 중국인 관광객은 199만7985명으로 200만명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5만여명이 입국한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100만여 명의 유커가 증발한 셈이다. 수치상으로 34% 이상 감소했다.

축소된 시장은 사업자들의 시장 이탈 러시를 부채질 했다. 한화는 이달 초 제주국제공항에서 면세점 사업을 접기로 공식 발표했다. 한화는 다음달 말까지 제주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한다. 지난해 말 3차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해 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신규 면세점 개장 연기를 요청했다. 관세청은 다음달 해당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팀장급 이상 임원들의 급여 10%를 자진반납키로 했으며 신라면세점과 롯데관광개발은 동화면세점 경영권을 두고 서로 거절하는 등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 시장은 세계 1위에 버금가고 롯데와 신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런 시장에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를 끼워넣으면서 전체 시장의 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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