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도 '철벽 수비'..강남에서 살아남은 그 빌딩

2011년 폭우 때도 피해 피한 청남빌딩
이후 방수문 보강, 이번 침수도 무사히
  • 등록 2022-08-10 오후 5:01:21

    수정 2022-08-10 오후 6:19:33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80년 만의 국지성 폭우로 서울 강남 일대에 큰 침수가 발생했지만, 강남역 부근의 빌딩 한 채가 방수문 덕에 피해를 입지 않아 이목이 쏠린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청남빌딩 (사진=네이버 거리뷰 캡처)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해당 빌딩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청남빌딩이다. 1991년 착공하고 1994년 지하 5층에 지상 17층 구조로 완공했다.

건물은 침수 피해를 막으려고 만든 접이식 방수문으로 둘러싸여 있다. 서울 강남구 일대는 오목하고 지대가 낮은 항아리 지형인 탓에 폭우가 내리면 자주 하수가 역류하는 특성이 있다. 청남빌딩은 이런 지리적 특성으로 피해가 날 것을 예방하고 방수문을 제작했다.

방수문은 스테인리스 재질로 길이 10m에 높이 1.6m로 제작했다. 제작에 든 비용은 3000만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수문은 평상시 차가 드나들 때 바닥에 누워 있다가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수직으로 서서 건물로 들어오는 빗물을 막아낸다. 방수문과 바리케이드(방어벽) 역할을 동시에 하는 셈이다.

현재 건물주인 아주산업 관계자는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물을 처음 지을 때부터 침수 피해를 염두에 두고 방수문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방수문은 2011년 여름 서울 동남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을 때 쓸모를 드러냈다. 그 일대 대부분이 침수 피해를 입었지만 청남빌딩은 방수문 덕에 타격이 작았다. 당시 방수문을 세운 모습이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외려 빌딩 관리소 측은 2013년 방수문을 길이 15m에 높이 2m로 전보다 넓고 높게 보강했다. 이런 준비 덕에 전날까지 몰아친 폭우에도 빌딩이 물에 잠기는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역대급 기상 재해에도 두 차례나 굳건한 모습을 지킨 빌딩이 화제를 모으자 청남빌딩 시공사 성산엔지니어링은 한때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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