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철 인기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이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대로 붐비고 있는 것이다. 이 모습을 본 종로구 상인들은 3월 대목을 놓쳤다고 하소연했다. 2년 넘게 이곳에서 한식집을 운영해온 김모(68)씨는 “원래는 지금 관광객들이 엄청 와야 하는데 저 탄핵 시위 때문에 손님이 너무 안 온다”고 토로했다. 반년째 이곳의 곱창전골 가게에서 일해온 방모(26)씨도 “원래 3월은 여행객이 많이 오는 달인데 기동대 버스가 세워져 있으니까 이쪽 골목으로 손님들이 못 들어온다”며 “인근 상점과 비교해도 매출이 작년의 6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7% 증가한 9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전(2019년 1월 88만명)을 넘어선 수치다. 서울시는 비상계엄 이후 ‘세이프 서울(Safe Seoul)’ 홍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서울윈터페스타 등 지역 볼거리를 계속 제공한 점이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모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관광 분야의 훈풍은 시위대에 가로막혀 종로구 일대에 닿지 못하고 있다. 오후 1시부터 안국역 주변에는 시위대와 차벽을 피해 돌아가면서 주변 행인에게 길을 묻는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부 외국인은 욕설과 고성을 듣고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놀란 반응을 보였고 집회 참가자와 거리를 두며 이동하기도 했다.
헌재 앞 혼란이 계속됨에 따라 종로구는 선고 당일 헌재 인근 상인들에게 휴업 협조를 구하고 있다. 종로구청은 최근 서울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인근 노점상들이 모인 상인회에 선고 당일 휴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종로3가역 인근 상인회에 휴업을 요청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안국역 일대 상인들에게도 통행이나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적치물을 보도에서 모두 치워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