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전 국민 생애주기별 투자 교육 체계 정립 △지식-행위-태도 기반 교육 프레임 제시 △투자자문·사기 예방·행동경제학 반영 등 실천 중심 설계의 필요성 등을 역설했다. 그는 “단순 지식 암기에서 벗어나 실제 투자 판단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교육의 목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교육 목적 역시 단순 금융지식 전달이 아닌 ‘합리적 투자자’ 양성으로 정의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선 투자교육이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라며 “투자 판단은 고도로 복합적인 역량인데, 지금은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 참여한 교육 현장 전문가들은 교육 시스템 전반에서 ‘학생도 투자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투자 교육은 교사의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교육기관과 협력하는 공공-민간 연계 모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투자 교육의 방식 자체를 구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서울 양정중 교사 김나영씨는 “모의투자 활동이 단순한 게임이 아닌 자산관리의 기초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업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시간을 길게 보는 투자, 자산배분, 리스크 관리 등의 사고방식을 학생 수준에 맞춰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단계의 금융교육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양대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교사 양유진씨는 “금융교육이 사회 진입 전 마지막 관문인 고등학교에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금융교육과 투자자 교육은 구별되는 개념이나 정규 교육과정 내 별도 시간을 확보하기는 어려우므로 필수적인 금융교육 시수를 확보하고 그 안에서 투자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 투자 성향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원주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대학 교육과정에도 투자에 대한 필수 교육이 마련돼 있지 않아 학생들은 유튜브나 SNS 등 단편적 정보에 의존해 고위험 자산에 무분별하게 투자한다”며 “대학생 시기의 부정적인 투자경험은 개인의 자산 형성 기회를 저해할 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건전한 투자 문화 형성에 장애물이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투교협 의장인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의 기념사, 금융위원회 이윤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및 금융감독원 김미영 소비자보호처장의 축사에 이어 금융투자 수기공모전 수상자 시상식, 생애주기 투자자교육 활성화 및 체계화 방안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념사에서 서유석 협회장은 “빠르면 2026년부터 공교육 역사상 최초로 ‘금융과 경제생활’ 고교 선택과목의 수업이 시작되는데, 더 많은 학생들이 이 과목을 선택해 실질적인 금융역량을 키우고 성숙하고 책임있는 투자자가 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